학생 자치 워크숍


전문가들은 디자인 전문 교육기관이 수식적 가르침의 장소가 아니라 학생 중심의 ‘배움’의 처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학생들 스스로 발화한 자치 워크숍이나 소모임의 적극적인 활동을 확인하는 일은 어쨌거나 어떤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가장 긍정적인 형태의 워크숍 중 하나로 회자되었던 단국대의 타이포그래피 공방 티더블유(현 프레스 키트 프레스)와 만나봤다.

에디터 이영진

 

 

 


프레스 키트 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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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프레스 키트 프레스 웹사이트 www.presskitpress.com

 

 

 

프레스 키트 프레스의 전신인 ‘티더블유’는 어떻게 결성되었나

2008년 초, ‘집현전(한글디자인 모임, 1999 ~ 2008)’과 ‘T&E(편집·타이포그래피 모임, 1996 ~ 2008)’가 따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타이포그래피 공방(티더블유)이 문을 열게 되었다. 처음엔 같은 공간에서 두 모임이 독립적으로 움직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께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 이유인즉 활자나 타이포그래피가 모두 큰 의미에서 뿌리가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랄까? 이런 이유로 같은 공간에서 더 이상 집현전과 T&E의 구분이 무의미해졌고, 어느 샌가 공간의 이름(타이포그래피 공방)이 집현전과 T&E의 이름을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1. <프레스 키트 프레스 10101–01021 Show> 포스터 종이에 실크스크린 인쇄, 2010

2. <Oil Pressure Vibrator> 공연 홍보물 420×594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및 접지, 2010

3. <FURNITURE> 책 182×257mm, 140×210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하드커버·중철 제본 2011

4. <God Save the Mona Lisa> 전 포스터 겸 책·표지, 594×20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0 5. <Indexing> 책·웹사이트 182×257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0

 

 

 


학생 자치 워크숍 또는 소모임으로 시작되었는데, 거기엔 학교 교육이 미처 채워주지 못하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어떤 점이 그러했고, 이를 어떤 워크숍이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해소해나갔나

학과 내에 타이포그래피 과목에 대한 커리큘럼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왔다. 활자의 운용이나 레이아웃 등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이외의 것들은 얻을 수 없었던 게 현실이었다. 이에 티더블유는 학과 커리큘럼에서 채울 수 없었던 지식이나 관심사에 대한 것들을 워크숍이나 스터디를 통해 조금이나마 얻어내려고 했던 것 같다. 진행했던 워크숍은 다음과 같다: ‘스위스 그래픽 디자인 워크숍’, ‘한글디자인 워크숍’, ‘조합형 한글 워크숍’, ‘한글, 영화를 만나다 워크숍’, ‘전단지 워크숍’, ‘크리스마스 엽서 워크숍’, ‘Image & Text’, ‘꼬리이니 포스터 워크숍’, ‘종이 팥빙수展 워크숍’, ‘On Poster’.


티더블유의 놀라움은, 그것이 학교 내의 그룹을 넘어서 엄연하게 학교 밖의 일을 ‘수주’하며 일종의 스튜디오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을까

사실 티더블유가 ‘수주’한 외부의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다만 평소 진행했던 워크숍이나 스터디를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외부 사람들과 일을 하며 실제로 적용시켜보고자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소소한 - 미대생이라면 얼마든지 수주 가능한 - 일들을 하나 둘 하게 되면서, ‘그문화 갤러리’라는 곳과 인연이 닿았다. 마침 ‘그문화 갤러리’도 전속 디자이너를 찾고 있는 상황이었고, 티더블유는 ‘외부의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길 바랐다. 이 두 가지 상황이 운 좋게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스튜디오를 ‘운영’(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하면서, 기존의 클라이언트 잡을 하는 스튜디오와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유사점이라면 ‘일’을 한다는 것이었을 테고, 차이점은 ‘학생’이라는 점 외엔 없었다.


돌연 티더블유라는 명패를 거둔 이유가 무엇이었나. 지난 인터뷰에서 티더블유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어서 사실 무척 놀랐다. 이름의 부담감이라는 답변으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공간 폐쇄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최근엔 후배님들의 노력에 힘입어 공간이 다시 개방되고, ‘AT’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라고 알고 있다.


프레스 키트 프레스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 혹은 규정할 수 있을까. 홈페이지에 적힌 소개글만으론 알기 어렵다

프레스 키트 프레스(이하 프키프)는 아카이브가 주된 목적의 출판사이다.

티더블유를 포함한 학창시절부터 현재까지 진행한 프로젝트의 ‘기록 및 보관’이 용이한 형태를 찾다 보니 지금의 방식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저장된 콘텐츠를 혹시나 나눌 사람이 생긴다면 그의 형식을 빌어서 제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 굳이 그 형식을 빌려왔냐면, 완성품이 아닌 주문자의 기호에 따라 콘텐츠의 이용방식이 결정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로 PDF파일 형식으로 제공되는데, 화면용과 제작용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도 그 형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제작을 하게 될 경우 키트에 포함되어 있는 매뉴얼을 참고하면 된다.


프키프와 티더블유의 상관관계를 구성원이나 지향점 등과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다면

주 멤버가 티더블유 창단 멤버라는 점이랄까? 그리고 프키프는 완고한 성격의 단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프키프는 일종의 매개체다. 평소 다른 활동을 하다가도 뭉칠만한 구실을 제공해 주기도 하며, 외부에서 기회가 오기도 하는데, 이를 적절하게 배분하는 기능도 한다. 정리해보자면, 프키프라는 타이틀로 활동하지만 프레스 키트 프레스가 최종목표는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일종의 플랫폼이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나. 그리고 이 또한 일종의 (티더블유로부터 진화한) 수익 모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수익 모델이라는 점은 공감할 수가 없다. 우리는 지난 전시 때 임시 출판사를 운영했었는데, 그 때 수익금으로 거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나니 남는 게 없었다. 문제의식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플랫폼의 필요성은 누구에게나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려고 해도 일을 주는 사람이 있어야 일을 하지 않나?’ 혹은 ‘하고 싶은 일이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물음들을 정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다.

 

 

 

1. 밤섬해적단 정규앨범 1집 <서울불바다> 커버 디자인 120×120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0

2. 유승호 개인전 <유치한> 전 홍보물 170×170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0

3. <Okkyung Lee Noise + Others> 공연 포스터 420×594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1

4. 김장언 기획 <지난 해 여름> 전 포스터 420×594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0

5. <The Practice of Mking a Guidebook> 지도·포스터 720×1,000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및 접지, 2011

6. 차혜림 개인전 <중간스토리> 전 포스터 420×594mm, 종이에 오프셋 인쇄, 2010

 

 

 

거창한 질문이지만, 지금의 대학 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다녔던 학교를 제외하고는 다른 학교의 사정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학교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의 프키프 멤버들과 활동하고 있을지도 의문이다. 우리 셋은 학교를 다니면서 등록금을 공방 월세 및 운영자금(물론 학자금도 포함해서)으로 생각했다. 혹시나 학교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쳐도, 그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불만만 가진 상태로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른 건 몰라도 ‘수동적인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라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프키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문제가 없으니 대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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