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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④ 코믹스 수집과 보관에 대한 이모저모 - 박경식 -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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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④ 코믹스 수집과 보관에 대한 이모저모 - 박경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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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④ 코믹스 수집과 보관에 대한 이모저모 - 박경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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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④

*

코믹스 수집과 보관에 대한 이모저모

/박경식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2009년 2월, 뉴욕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1939년에 배트맨이 데뷔한 <디텍티브 코믹스> 27호가 무려 백 만 달러 이상에 낙찰된 단신이 있었다. 정확한 액수는 1,075,5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2억 원이다! 1939년 출간될 당시만 해도 10센트에 팔린 만화책이 70년 사이에 무려 1,200만 배에 팔렸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뉴스였다. 익명으로 거래된 이 경매는 코믹스 수집가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기도 했다. 불과 며칠 전에도 슈퍼맨의 데뷔 코믹스인 <액션 코믹스> 1호 역시 백만 달러에 경매되었다. 이는 급부상하는 코믹스에 대한 관심도, 코믹스의 역사가 인정받고 있다는 사례가 된다. 또한 코믹스 과월호가 경매에서 실거래 될 수 있다는 것은 코믹스의 수집과 보관방법이 과학적인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는 단적인 예가 된다. 

지금도 매주 수요일마다 새로운 코믹스가 출시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읽혀진 후 곧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어린 조카의 손에 넘어가 갈기갈기 찢겨지는 험한 종말을 맞게 되는데, 그 중 몇 권은 코믹스를 마치 귀중한 보물 다루듯* 하는 코믹스 수집가의 손에 들어가 박물관 못지 않은 보관과정을 거쳐 먼 훗날 후손들이 오랜 과월호를 볼 수 있게끔 보관된다. 이처럼 코믹스 수집은 이제 미국 문화에 자리 잡힌 전통이다.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코믹스 매장에 가서 신간을 구입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이는 지난 40년 동안 미국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전하는 관습이자 코믹스 출판사간의 합의되지 않은 약속이다. 의외인 것은 미국의 일반 서점에서는 낱권으로 된 코믹스를 구입하기 어려운데 이는 유통을 맡고 있는 다이아몬드 코믹스**에서 전문매장에만 국한해서 배송, 판매하는 방침 때문이다. 일명 코믹스 전문매장으로 불리는 곳이 아니면 아무데서나 구입할 수 없다. 심지어 정기구독도 할 수 없다. 오로지 전문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이는 영세한 코믹스 매장들이 대형서점에 밀려 문닫게 될까 염려해 만들어진,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오는 관습과 만화시장에 대한 배려이다. 재미있는 것은, 주 공략 대상인 기혼의 중년 남자들이 매주 수요일이나 토요일에 옹기종기 모여서 수다 떠는 집단 의식(소위, 커뮤니티) 때문에 유지되는 시장이라는 것. 이들에게 코믹스 전문 매장은 필수적인 오프라인 모임 장소이다. 모든 코믹스 전문 매장 안에는 묵직한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는 창고가 하나씩 있는데 이는 코믹스 과월호가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보관되어 있는 보관소이다. 통상적으로 코믹스는 여느 정기간행물처럼 아무런 보관 매체 없이 배송된다. 박스를 개봉하면 코믹스가 그대로 노출되고, 곧바로 진열대에 놓여진다. 하지만 코믹스 수집가가 일단 구입하는 순간 코믹스는 귀중한 소장 대상이 된다. 일단 투명한 마일라 백에 중성지 받침을 삽입한 채 코믹스는 소중히 보관된다. ‘마일라’라는 재질은 흔히 마트에서 구입하는 김치 파우치 혹은 군밤 포장지를 생각하면 된다. 금속에서 추출되는 이 플라스틱은 입자가 매우 작고 촘촘하게 짜여 있어 냄새까지 차단되니 코믹스를 보관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재료이다. 그래서 코믹스는 빳빳한 받침에 받쳐진 상태에서 마일라 봉투에 보관되는데 이들은 규격에 맞게 짜여진 박스로 다시 보관된다. 이때 사용되는 박스는 코믹스를 100개에서 250개 정도로 담을 수 있는 뚜껑 있는 접이식 하드보드 박스***들이다. 이렇게 보관된 코믹스의 가치는 수년이 지난 후 세상에 다시 나오는 날의 보관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주식보다 더 변덕스러운 코믹스 거래는 책등의 구겨짐, 종이 변색도, 접힌 자국 그리고 최근에 수집가들 사이에 화두가 되는 ‘유지 보수’ 흔적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과학적인 보관이 아니기 때문에 가치 판단에 대한 실랑이가 벌어지는데 일종의 위조로 오래된 코믹스를 만들어 내는 상술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0년부터 전문 수집가들의 필요에 의해 조금 더 과학적인 고강도 코믹스 보관방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의뢰된 코믹스를 검열하고 평가하여 등급(1~10, 소수점 첫 째 자리까지)을 매기고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영구 보관해주는 CGC 즉 코믹스 공인보증 단체가 있다. 정부 권한을 행사하는 단체가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말 그대로 만화책 보관 등급을 공인해주는 회사이다. 등급을 판정 받은 코믹스는 진공 포장되어 UV차단 강화 플라스틱에 등급이 표시된 채 주인한테 돌려지게 된다. 보관 케이스를 파손시키지 않고는 개봉할 수 없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만약 파손이나 유사한 흔적이 있으면 보관등급이나 모든 정보가 무효화된다는 약관도 명시되어 있다. 그 결과, 스파이더맨의 첫 등장인 <어매이징 판타지> 15호가 227,000달러, <판타스틱 포> 1호는 52,000달러, <엑스맨> 1호는 40,000달러 등에 실거래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어쩌면 이런 노력들 때문에 갱지에 인쇄된 소모성 짙은 코믹스들이 이토록 고가의 낙찰가로 거래되는 것일 테다.

한때 하위 문화로 평가받던 코믹스가 고가의 경매가로 거래되는 실례가 생기고, 소장 가치를 가진 수집품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코믹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필요성에 의해 책을 보관, 유지하는 과학적인 프로세스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열악한 미국의 종이만화 시장이 대형 유통 시장에 의해 소멸되지 않고 그 본질을 유지하게끔 형성된 보이지 않은 그들만의 약속과 문화가 자리 잡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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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실제로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라텍스 장갑을 착용한 채 만화책을 꺼내고 UV로 차단된 강화 유리 밑에서만, 그것도 고무처리 된 핀셋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며 검열하는 장면. 이는 대형 박물관이나 어느 나라 국립박물관 아카이브 연구실 모습이 아니라 미국의 중부지방 허름한 코믹스 가게 지하 창고에서 12년 전에 출간된 과월호를 구입하기 위한 검열 작업이었다.

** 미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코믹스는 오로지 ‘다이아몬드 코믹스(Diamond Comics Distribution)’에서만 배송된다. 전세계에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 싱가포르, 홍콩 심지어 우리나라까지 배송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에 코믹스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유통회사로 독점보다 독재에 가까운 철권 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환율까지 임의로 정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음모론이 물씬 풍기는 현상으로 코믹스의 유통시장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다룰 것이다.

*** 우리나라의 방산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박스들인데, 미국은 방산시장 같은 훌륭한 시장이 없기에 이런 취미나 수집 형태를 갖춘 애호가들 구색 맞춰주기 위한 공장들이 있다. 코믹스 보관용 박스만 아니라, 갖가지 판형의 잡지, 트레이딩 카드(Trading Cards) 등 여러 형태의 박스를 제작하고 판매한다.

① CGC에서 평가한 코믹스의 등급. 1~10까지의 점수가 주어지는데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등급이 매겨진다. 이는 경매의 실거래에서 막대한 이득과 손실의 금액차이를 의미한다.

② 바코드는 CGC에서 저장된 정보를 제공해준다. 주인 실명, 거래 당시 등급, 등급 판정 사유, 평가자 실명, 그리고 평가 일시 전반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있다.

③ 등급 표시 라벨은 컬러로 구분되어 있다. 파란색Universal grade은 일반 보관 등급 분류, 노란색 Signature series은 공인된 사인 받은 정품으로 인증, 즉 CGC에서 사인한 사람이 이 책과 관련 있으므로 등급 평가에 영향 미칠 수 있다는 공인 인증이다. 녹색Qualified grade은 공인되지 않은 사인 혹 보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라벨, 마지막으로 보라색Restored grade은 유지 보수의 흔적이 있는 것으로 판정된 코믹스 라벨이다.

④ 내부 보관 홀더 - 책은 진공 포장되어 형태 유지 위해 중성지 받침이 표지 안쪽 앞뒤 하나씩 삽입된다.

⑤ 강화 플라스틱 케이스 - 라벨과 진공 포장된 케이스를 하나에 보관하는 홀더 역할을 한다. UV로 코팅되어 있어 탈색을 방지하고 다시 한 번 밀봉되어 있어 내구성이 더욱 뛰어나다. 파손하지 않고서는 개봉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있어 더욱 신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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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식 박경식은 이 연재에 소개되는 자신을 디자이너가 아닌 디자인애호가라 칭한다. 5월, 홍대 앞 커피빈에다다라 그가 한 말은 “재미없는 곳이에요”였다. 이유를 묻자, “홍대 앞이든 시청 앞이든 커피빈은 다 똑같아요” 란다. 그의 ‘재미’는 ‘Fun’이 아닌 그 공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무엇인가’다. 그는 늘 재미를 추구한다. 한번 웃고 마는 재미가 아닌 그곳이, 그것이, 그 사람이어서 느낄 수 있는 그것만의 ‘재미’. 그는 늘 새로운 기사를 스스로 기획하고 연재한다. 만화의 타이포그래피 역시 일반적인 시선 밖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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