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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의 사진의 일상생활 ③ 인간은 왜 ‘셀카’를 찍는가 -김현호-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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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의 사진의 일상생활 ③ 인간은 왜 ‘셀카’를 찍는가 -김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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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의 사진의 일상생활 ③

인간은 왜 ‘셀카’를 찍는가

/김현호

 

아마 우리 시대에 생산되는 사진들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것은 ‘셀카’가 아닐까? 어느새 우리가 소유한 모든 핸드폰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게 되었고, 심지어 초등학생들마저 눈을 크게 뜨고 볼을 부풀린 ‘셀카’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리는 시대가 도래했다. 임산부들은 배를 내놓고 만삭 사진을 찍고, 남자들은 웃옷을 벗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인터넷 성인 사이트의 셀프 누드 공모전에는 채 며칠 되지 않아서 백만 장의 사진이 모여든다. (굳이 상기하자면, 백여 년 전 이 땅에는 외간 남자에게 맨발을 보였다는 이유로 열녀문에 목을 맬 것을 강요받던 여인들이 살고 있었다.)

셀카에 중첩되어 있는 복잡한 욕망을 읽어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아마도 백 년 후, 미니홈피는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이미지 아카이브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특히 미니홈피에 담겨 있는 육체에 대한 사진적 재현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재현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당대의 권력과 욕망을 독해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우리 시대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흔적이 있으며, 스스로의 육체가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 들어 있다. 아마 우리가 그것을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셀카가 아닐까. 흔히 셀카를 디지털 시대에 새로 등장한 현상으로 간주하기 쉬우나, 실은 그렇지 않다. 사실 셀카의 역사는 사진사(史)와 깊게 연루되어 있다.

사진의 역사에서 나타난 최초의 ‘셀프 사진’은 이폴리트 바야르가 1839년에 찍은 <익사한 자의 초상>이다. 1839년은 프랑스 정부가 최초로 다게르의 사진술을 공식적으로 승인한 해였다. 다게르는 국가로부터 승인받은 최초의 사진 발명자로서 모든 명예와 영광, 거기에 덧붙여 매달 수천 프랑의 연금을 얻었다. 하지만 바야르를 비롯하여 자신의 발명을 발표하는 것이 조금 늦었던 대부분의 초기 사진 발명가들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사회적인 보답을 얻지 못했다. 바야르는 이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옷을 벗고 스스로를 익사한 시체처럼 연출한 셀프 사진을 찍고는 그 뒤에 이렇게 썼다. 조금 길지만 전문을 옮겨 보자.

“당신이 보고 계시는 시체는 이 기법(사진술)을 발명한 바야르 씨의 것입니다. 이 발명을 위해서 삼 년의 끈질긴 실험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다게르 씨에게만 너무 친절했고, 바야르 씨에게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불쌍한 바야르 씨는 스스로 익사를 택했습니다. 오, 알 수 없는 인간의 삶이여… 그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 여기에 며칠 동안이나 놓여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이 지독한 냄새를 맡기 싫으시다면 그냥 지나가십시오. 보시다시피 그의 얼굴과 손이 썩기 시작했습니다.”

바야르 자신에게는 불운한 일이었지만, 그가 찍은 이 사진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비평적 의미를 지닌다. 이 사진은 최초의 ‘셀프 사진’이자 최초의 인물 사진이다. 또한 최초의 ‘연출 사진’이기도 하다. 그리고 원시적인 형태이지만 작가가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서 이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 한 최초의 사진이다. 사실 이 사진의 의미 구조 자체는 신디 셔먼이나 낸 골딘, 로버트 메이플소프 등 사진을 매체로 활동하는 현대 예술가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초의 ‘셀프 사진’ <익사한 자의 초상>, 1839

결국 바야르의 사진은 사진이 단순한 기술에 머물지 않고 다른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우리는 이 사진을 통해 셀카가 생각보다 굉장히 원초적인 사진 행위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초상을 갖고 싶다는 욕망은 사진 산업 발전의 가장 큰 동인 중 하나가 된다. 사실 인간이 왜 사진을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질문에는 이미 준비된 모범 답안이 있다. 19세기 초반의 유럽은 사진을 가능하게 하는 광학과 화학 등의 과학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 있었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노동력과 시장이 존재하는 외부 세계를 탐색할 경제적 가치와 그를 위한 기록의 수요가 생겨났다. 인류학, 의학, 생물학, 지리학, 고고학 등 사진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지식의 영역이 발생했다. 자신의 초상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신흥 자본주의 계급의 욕망이 수많은 직업 사진가들과 사진관을 생겨나게 했다. 하지만 한 발 더 들어가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신흥 자본주의 계급은 왜 초상을 소유하고 싶어했는가 하는 것이다. 사진이 초상화보다는 저렴하다고는 해도, 초창기의 다게레오타입 은판사진 한 장은 대개 1백 프랑 정도로 매우 비쌌다. 직물업에 종사하는 남성 노동자의 노임이 보통 2.5프랑, 여성은 1.5프랑 정도에 지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사진관은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명함 크기의 보급판 종이 사진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보급판이라고 해야 1프랑 이상의 가격이었으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사진을 갖기 위해 적지 않은 노동을 지불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물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왜, 셀프 사진을 그리도 열성적으로 찍고 있는 것일까.

물론 이 점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조금씩 이해하려 시도할 때 우리는 셀프 사진이 놓여 있는 디테일을 꼼꼼히 독해할 필요가 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지금의 셀프 사진관에 가발이나 다양한 의상이 놓여 있듯이 당시의 사진관 역시 그러했다는 점이다. 19세기의 사진관은 작게는 실크 해트와 연미복, 드레스로부터, 크게는 살아 있는 말까지 지니고 있었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자기 것이 아닌 외제차 앞에서 셀프 사진을 찍듯이, 당시의 사람들 역시 말을 빌려 타고 ‘기마 사진’을 찍었다. 또한 피부의 잡티나 주름을 제거하는 ‘포샵’ 기술에 해당하는 원판 수정술 역시 당시에도 인기를 끌었던 기술이었다. 과학자 정재승이 예리하게 지적했듯이, 이러한 현상은 사진이 재현하는 것이 단순한 육체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젊음, 아름다움, 부유함 등 당대에 유통되는 욕망의 ‘코드’임을 보여준다. 사진을 찍는 것이 당대의 욕망을 몸에 체화시키는 행위이므로, 사람들은 사진을 통해 근대적인 주체이자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국민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렇다면 셀프 사진의 역사와 욕망이 이렇게 깊고 오래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디지털 시대에 새로 등장한 셀카는 유독 낯설게 느껴지는 것일까. 이것은 단순히 ‘폰카’의 화질이 조악하고 낯설기 때문에 자기 이미지를 조작하기 쉬워서가 아니다. 사진의 묘사력이 우수하면 우수한 대로 이미지의 조작은 반드시 일어난다. 어떻게 보면 사진을 찍는, 혹은 이미지를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행위 자체가 곧 이미지의 조작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엄청난 해상력의 디지털 백이나 대형 카메라를 사용한 패션 사진 역시 이미지의 세련된 조작이 이루어지며, 그 사진들에도 우리의 욕망은 집요하게 매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 만들어진 셀카 사진들이 더욱 낯설게 보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셀카에 의해 생산된 사진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셀카 사진은 네트워크를 통해 그 숫자가 천문학적으로 증폭된다. 사진의 숫자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셀카 사진은 눈에 더 띄고 싶어하는 가혹한 경쟁을 통해 진화한다. 이 진화는 육체에 대한 욕망의 증폭을 의미한다. 이미 셀프 사진에 나오는 얼짱들의 눈 크기는 인간의 그것을 넘어섰고, 피부는 잡티 한 점 없이 투명하다. 우리가 인터넷으로 만나는 귀엽고 아름다운 셀카 사진 속에는 경쟁을 통해 비슷한 욕망을 제압한, 동시대의 욕망 중에서도 가장 강한 욕망이 들끓어오르고 있다.사진은 이 부분에서 마각을 드러낸다. 이제 우리는 인터넷의 얼짱 사진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그 아름다움에 흥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사진 모델의 아름다움의 진위를 의심하게 되었다. 의심을 산다는 것이야말로 기존의 셀프 사진에서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일이다. 사진의 재현은 언제나 사회 전반에 걸친 ‘기계적인’ 신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셀카 사진을 통해 사진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야말로, 사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식의 진보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을 무작정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사진 이론가들의 경고가, 다소 뒤틀린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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