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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로운 디자인을 꿈꾼다 정병규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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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로운 디자인을 꿈꾼다 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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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로운 디자인을 꿈꾼다 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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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Interview

디자인 문화 잡지 <지콜론>에서 기념비적인 디자이너들을 만납니다.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무색했던 시간을 딛고 온갖 디자인이 난무하는
2011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디자인사를 기꺼이 살아낸
이들의 디자인 철학에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그 첫 주자는 북 디자이너 정병규입니다.

오늘도
새로운
디자인을
꿈꾼다

정병규

정병규는 얼마 전 학교를 세웠다. 자신의 이름을 학교 이름으로
삼은 이곳‘정병규학교’에서 오늘의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만이
아니라 훈민정음과 인문학의 중요성도 설파할 요량이다.
그는 지금 디자인을 몸으로 살아내는 중이다.
한편 지난 30여년에 걸친 깊은 사유의 시간을 ‘책’이라는 물성으로
빚어 온 그는 이 책을 몸이라 칭하곤 했다. 대한민국 출판계와 디자인계 양쪽의
역사를 아우르는 이 땅의 첫 북 디자이너이자 아직도 현역으로 디자인계의
큰 어른인, 정병규를 만났다.

인터뷰, 글 김뉘연 ㅣ 사진 박현진 ㅣ 디자인 나은민
ㅣ 에디터 이찬희

 

자신을(북 디자이너도, 편집 디자이너도 아닌)출판
디자이너라 말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으로 넘어가면서
한국 현대디자인의 패러다임이 바뀝니다. 광고
디자인 중심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중심으로
넘어가고, 타이포그래피와 같은 용어들이 디자인
교육에 본격적으로 개입되기 시작하지요. 국내 출판
디자인은 현장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90년대
초반 안상수 선생이 홍익대학교 교수로 임용되면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 즈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편집 디자인이라고 할까, 출판 디자인이라고
할까. 그런데 원래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출판
디자인입니다. 로이 폴 넬슨의 책 『퍼블리케이션
디자인』에서는 퍼블리케이션 디자인을 북 디자인,
매거진 디자인, 뉴스페이퍼 디자인, 그리고 기타
디자인 등으로 나눕니다.
그래서 나는 출판 디자인이라는 이름을 쓰고자 했는데,
당시 다른 이들의 의견은, ‘출판’이라는 용어를
쓰니 책에 치중된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전략적으로 ‘편집 디자인’이라는 말을 쓰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니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편집 디자인이라고
하면 외려 북 디자인이 소외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나는 1985년에 이미 ‘정병규 출판
디자인’이라고 등록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출판디자이너라는 말을 썼었습니다.

 

‘첫 책’을 기억하시는지요. 편집자 정병규의 첫 책,
디자이너 정병규의 첫 책이 궁금합니다.

편집자로서 만든 공식적인 첫 책은 명확합니다.
1974년 <소설문예>에 취직해 만든 창간호가 첫 책인
셈이지요. 그런데 디자이너로서는… 학창시절부터
디자인이라 불릴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는 괜찮은, 조금 앞선 편집자라면 디자인을
함께 하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편집과 디자인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편집과 디자인의 미분화
시대였습니다. 그때 편집하고 디자인했던 책을 최근에
하나 발견하기는 했는데… 디자이너로서의 첫 책은,
딱히 말하기가…


 

그래서 한수산의 『부초(浮草)』(민음사, 1977)가
디자이너 정병규의 대표적인 초기작으로 알려져 있는
것인가요?

오십이 되던 해, 1996년 북디자인 전시 준비 차
자료들을 모아 보니, 구할 수 있는 자료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부초』였습니다. 작품집 『정병규 북디자인』의
첫 쪽에 그 책이 실렸습니다. 그전에 소설문예,
신구문화사 등에서 편집과 디자인을 참 많이 했어요.
그런데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디자이너의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으니 자료를
잘 보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게다가 불문학을 계속
공부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지요. 맨날 다른
짓만 하면서도… 청춘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불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할 생각을 하셨던거군요.

공부할 생각도 있었지만 청춘이 그저 영원할 거라
여겼어요. 게다가 원래 중고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만드는 걸 좋아했고, 주변에서 괜찮게 한다는
말도 좀 들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는 고대신문이며
고대문화 같은 교지를 만들었는데, 이 일을 내가 꼭
해야 한다는 그런 사명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불문학 같은 경우는… 고(故) 강성욱 교수님이라는
너무 높은 학문의 봉우리를 만났기에 다가가기가
힘들었어요. 그러다 4학년 때, 당시 고대신문
편집장이었는데, 민청학련 사건 학생 석방 문제에
휘말렸습니다. 학교에서 나보고 좀 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쉬다가 사회에 나와 일하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리고 1999년에 학교에서 명예 졸업장을 주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4.5학점만 따면 졸업할 수
있었거든요. 정식으로 등록하게 해달라고 했죠. 그런데
그 당시 나는 이미 출교 처분된 상태였습니다. 족보가
없어져 버린 거죠. 그래서 회의 끝에 학적을 다시
되살려서, 재입학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학기분 등록금을 내고, 정식으로 졸업했어요. 그게
2000년이었습니다.


첫 직장 <소설문예>에서 편집자로 정식 경력을 쌓기
시작하셨는데요. 당시 ‘교정 잘 보기’를 포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문학도이셨음에도 편집자의 기본
미덕으로 여겨지는 교정, 교열을 접으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요.

<소설문예>는 문예지로선 첫 소설전문 문학잡지입니다.
당시 주간이 소설가 이청준이었어요. 사회에서의 내
첫 상사가 이청준 선생이었습니다. 이 선생으로부터
‘낮술’도 배우고… 그랬죠(웃음). 대학 다닐 때
문예지나 일반 잡지 등에 몇 차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걸 눈여겨본 한 선배가 나를 <소설문예>에
소개했어요. 그런데 그 선배 말이, “너의 장기는
‘와리스께’다(요즘 말로 하면 ‘디자인’이죠. 옛날에는
와리스께라고 했습니다. ‘레이아웃’이라는 말입니다).
교정은 배우지 말아라. 그것도 또 한 인생인데…”
그 이후 마음 놓고 와리스께 전문 편집자로
내달렸지요. 자연스럽게 외부 일들도 가끔 하게
되고…. 물론 그 당시에는 디자이너가 될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지만, 디자인을 굉장히 좋아했지요.
재미있었어요. 내가 만든 것이 기계를 통해 제품이
되어 나오는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이 그렇게 신기하고,
거기서 풍기는 아우라에 묘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난 내가 만든 디자인을 혼자 만져보고
바라볼 때가 많아요. 아직도 철이 덜 든 것 같아(웃음).

 

책뿐만 아니라 신문 디자인에도 워낙 관심이 많으셨던
것으로 압니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고대신문과의 인연 때문에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주 신문을
만들면서 레이아웃 하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당시 고대신문의 경우 월요일에 조판을 했으니,
주말에 레이아웃을 마칩니다. 상당 기간 동안 나
혼자 8페이지를 전부 레이아웃 했던 기억도 나요. 당시
조선일보 외간부에서 신문을 만들었는데, 그때 신문
편집기자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뉴스페이퍼 디자인』이라는 영어 책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때 배웠던 것이 타이포그래피 같은 단어들입니다. 물론
나중에 이것이 디자인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용어인지 깨달았지만 그 당시에는 몰랐었지요. 그저
신문을 좀 더 잘 만들어 보려고 했던 거예요. 신문을 향한
짝사랑이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85년도일 겁니다. 프랑스에서 귀국한 다음 해,
지금의 열린책들 홍지웅 사장과 함께 고대신문 가로쓰기를
단행했지요. 매뉴얼도 만들었고요. 그때 만든 새로운
콘셉트들은 지금 보아도 신선한, 효용 가치가 있는 시각
언어라고 생각해요.

 

신문 디자인의 어떤 점에 매료되셨던 걸까요?

신문 디자인은 잡지 디자인과는 또 달리 지면이 크고,
구성이 다이내믹하고, 규격화된 디자인이면서도 그
시스템을 넘어서는 힘이 있어요. 그래서 북디자인을
시작하고서도 외국신문들을 계속 모았습니다. 더불어
신문을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지요. 이제
중앙일보 아트 디렉터로 일해 보았으니, 그야말로 꿈을
이룬 셈이지요.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았다는 점에서 나는 행복한 디자이너입니다.
이처럼 신문은 청춘 시절의 나를 디자인으로 이끈,
디자인의 세계를 처음으로 보여준 영역이었습니다.
학창시절 활자와 지면 속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디자인의
바탕이 됐어요. 제 디자인 중에 어떤 부분은 굉장히
강한 지점이 있는데, 이것은 신문 레이아웃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병규 디자인’에서는 고유한 멋과 힘이 느껴집니다.

디자인의 여러 기준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한 가지라면
‘다이내미즘’, 즉 ‘힘’입니다. 이게 없으면 아주 섭섭하죠.
얼마 전 ‘정병규학교’를 열었는데 그 첫 수업에서도,
물리적인 공간 속에 심리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힘’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첫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는 이 힘을 감지하고, 불러내고, 가시화시켜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요즘 디자인을
보면 아기자기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만
전체적으로 힘이 없어요. 표면만 현란합니다. 힘은
우러나와서 느껴져야 합니다. 무표정한 평면에서 힘을
불러내는 것. 그게 디자인의 진정한 맛과 멋이지요. 그러나
디지털에서는 이런 맛과 멋을 구현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디자인은 멋과 맛을 만드는 것이 본령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디자인에는 힘이 없어요. 눈과 손 사이에서
흔들리다 가슴까지 닿지 못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어떤 디자인을 보고 난 후 그 자리를 벗어났을 때, 혹은
자다가 깨어났을 때, 내용이나 주제에 앞서 그저 순수한
디자인으로 떠오르는, 디자인이 간직한 힘. 이것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한 줄의 시구, 소설 속 한 장면은 삶
가운데 갑작스럽게 가슴을 치는데 디자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참 괜찮은데… 눈과 대상
사이에서 흔들리다가 사라져 버려요.

 

그 ‘힘’이 북 디자인에서 제대로 발휘되려면 디자이너가
책을 꿰뚫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하나였던 때를 이제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디자이너란
결국 좋은 편집자이므로, 실은 그때가 호시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집자 영역과 디자인 영역의 벽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출판디자인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대세는 이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대의 흐름은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유형의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편집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바로 앞에
다가와 있음이 느껴집니다. 물론 편집자가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도 있겠지요. 비주얼 랭귀지와 버벌 랭귀지의
벽이 급속히 허물어지는 그런 시대로 가고 있어요.


출판계 현장을 살펴보면 심각한 문제가 바로 보입니다.
웬만한 규모의 출판사에는 지금 디자인 부서가 따로
있습니다. 인디자인 등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툴이
매우 복잡하고 그래서 그 사용 기술만으로도 디자이너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만 이런 툴이 단순해지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때가 곧 옵니다. 그러면 그
때는 누구나 어떤 수준에서는 모두가 디자이너입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금 일부 디자인 대학에서는
컴퓨터 조작법이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학원이지요. 한국 디자인교육의 학원화입니다.
큰 걱정입니다. 80년대 초 개인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지금 일반인들의 컴퓨터 사용 수준이면 일급
전문가였습니다. 90년대 중반에는 원고를 입력하는 것이
전문 직업이었습니다. 흔히 오퍼레이터라는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디자인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 직종이 완전히 사라졌지요. 지금은 누구나
입력을 하는 시대 아닙니까? 작년 중앙일보에 근무할 때
편집 기자들과 함께 신문을 만들면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실제 하는 일이 디자인이었습니다. 기사 내용의
흐름과 맥락, 사회적 관계 등을 높은 수준에서 정리하고
표현하는 새로운 디자이너상의 모습을 봤어요. 툴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지금 디자이너의 영역 중 많은 부분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들이 훨씬 앞서가는 디자이너들
일수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디자인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디자이너, 즉 새로운 모습의 크리에이터가 많이
나올 것입니다. 디자인이라는 걸 특수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특수병과로 여기지 않는 시대가 이미
다가왔습니다. 7~8년 전 <프린트>라는 미국 잡지에서
선정한 10대 디자이너 중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이가
반 이상이었어요. 예술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안에
잠재된 심미적인 것을 불러내 신선하게 표현하는 이런
일들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넓게
본다면 참 좋은, 새로운 디자인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지요.
그러니 지금의 전문 영역도 당연히 변해야 합니다. 그게
어떤 것일까요? 새로운 디자이너 모습은 어때야 할까요?

 

이어지는 기사는 <지콜론> 7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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