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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김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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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김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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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글그림 작가

김한민



에디터, 사진 박현진 ㅣ 디자인 나은민

 


김한민은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한다. 지난 봄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문화계간지 <1/n>의 장기휴간 이후, 도시 공간의 파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그림소설 『공간의 요정』을 출간했다. 편집자의 경험으로 체득한 명료함이 더해졌기 때문일까. 우화적이지만 가늠할 수 있는 힌트들 덕에, 사라지는 공간에 대한 그의 뚜렷하고도 간절한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과 작업을 도모하는 에너지 넘치는 김한민을, 서강대 옆 문화공간 ‘숨도’에서 만났다.

 

 

 

 

 

 

 

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후 자발적으로 외국에 머무르기도 했다. 이 경험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유년 시절과 초등학교의 절반 정도는 외국에서 자랐다. 그런데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 입학까지 쭉 한국에 있었는데, 가끔 사람들이 대학도 특례입학 같은 걸로 오해하기도 한다. (웃음) 어렸을 때는 기후가 완전히 다른 두 나라, 스리랑카와 덴마크에서 살았다. 두 나라 모두 변경이었지만, 빈국과 부국이라는 극단적인 차이점도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두 나라가 분명히 다른 물질적 상황임에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무엇인지 모를 마음의 여유였다. 대학 때도 페루, 중심 도시가 아닌 지방 변두리 도시에 있었는데, 이런 변방들에서 느낀 것 또한 여유이다. 그것은 물질적인 것과는 상관없다. 돈이 많다고 여유가 생기는 게 아니고,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는 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외국 생활을 통해 많이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나도 자연환경이나 타인들에게 관심이 갔고, 흥미롭게 보는 것을 습관화하다 보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전공을 산업디자인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공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 (웃음) 고등학교 때는 미술 같은 예술작품은 천재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미술하면 피카소, 작가는 카프카나 까뮈 같은 사람처럼.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반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로 꼽히기도 했지만, 나는 천재도 아니고, 작품은 전혀 다른 차원의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디자인은 일반인이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인생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재능과 의지가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았고, 나도 가능할 것 같았다. 또, 나이를 기억할 무렵부터 그림을 계속 그려왔다. 앞으로도 계속 할 거니까, 평생을 할거라면 굳이 전공으로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학교의 어떤 과를 가느냐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고,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었다. 산업디자인은 처음 보는 기계들도 접할 수 있었고, 관심이 많았던 공간디자인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전공보다 주로 인문·사회 계열 수업을 많이 들었다. 수업을 들으며 토론도 하고, 글도 쓰고, 독서도 많이 했고,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이것저것 공부하는 것이 흥미로웠고 보다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점점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회의적이 됐는데, 어느 순간에는 내가 꿈을 디자인 안에서 찾거나 가치를 좇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혜성을 닮은 방』 중에서

 

 

구체적으로 디자인의 어떤 부분이 맞지 않았나

물론 실질적인 부분에서 디자인을 배웠던 것이 유용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나 프로덕트를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책이나 잡지를 만들면서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졌을 것이다.

디자인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디자인이 있다. 좁은 의미의 디자인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디자인, 예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산업화와 자본주의를 선도하는 영역의 것들이고, 넓은 의미의 디자인은 내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형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소통에서의 영역이다. 타인을 대할 때, 나의 외모는 어떠한가, 내가 말하는 방식은 어떠한가 등 온갖 것들을 생각하고 디자인하는 것이다. 당연히 현업의 디자이너들도 넓은 의미의 디자인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시시각각을 다투는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잊게 되는 것 같다. 현실 속 좁은 의미의 디자인에서는 렘 쿨하스(Remment Koolhaas)의 경우처럼, 디자이너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완벽히 인정하고 그 흐름을 자유롭게 타고 다니는 ‘서퍼(suffer)’가 되길 지향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좁은 의미의 디자인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무의미한 역할밖에 못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요즘, 작업을 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것이 일종의 보상심리일 수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희생되는 좋은 가치들을 놓치고 싶지 않고, 디자인의 본질적인 넓은 의미를 잊고 싶지 않은 거다.

더 나아가서는 자본주의가 가진 온갖 문제점들이 보완되어야 하고, 어쩌면 뒤집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공간의 요정』도 지금 이 도시에서 진행하는 디자인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에서 나왔다. 굉장히 좋은 디자인들이 있고, 그것에 맞춰 좋지 않은 디자인들이 바뀌어야 하는데, 똑같은 디자인으로 교체한 간판들이나, 하나의 타이포그래피만을 강조한다. 또, 명품 디자인을 맥락없이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갖다 두기만 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는 피맛골 같은 곳들은 점점 더 없어지고…이런 상황에 대한 반발심이 있다. 도대체 무엇을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지. 진보나 보수,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고유한 미학적인 전통을 부정하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역사와 기억이 서려있는 장소에 대한 맥락이 충분히 고려된 디자인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스스로를 디자이너로 정체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

디자이너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지만, 그 앞에 형용사를 붙여야 한다. 예를 들자면 소셜(Social)디자이너같은. 그런데 단어를 만드는 것도 이상하고, 기존의 의미를 가져오긴 싫었고, 차라리 그런 이름은 붙이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말이란 것은 원래 가진 고유한 의미와는 상관없이, 어떤 맥락으로 통용되는지도 중요하다. 말을 만들어 혼자 우긴다고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의 디자인 사이에는 현실적인 괴리감이 존재한다. 그 의미를 넓혀 보려는 시도들이 많았음에도, 오히려 한국에서는 점점 좁아지는 것 같다. 특히 서울시 정책 입안자들이 말하는 디자인에 대한 거부감이 많기 때문에, 그런 말을 쓰고 싶지 않았다. 요즘은 누가 물어보면 작가라는 말을 쓰고 있긴 하지만, 내가 절대적인 의미의 작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앞으로도 상대적인 상황에 맞춰 이름 붙이려 한다.

 

 

『혜성을 닮은 방』 중에서

 

 

 

<1/n>의 편집장은 어떻게 맡게 된 건가

잡지를 창간 하기 전, 동아일보에서 소설가 김탁환씨와 신문연재를 하고 있었는데, 호흡이 잘 맞아서 기회가 되면 함께 무엇을 해보자고 했었다. 어쩌다 보니 상황이 잡지를 만드는 쪽으로 흘렀고, 마땅한 적임자도 없고 해서 편집장을 맡게 됐다. 대학 때 <아니다>라는 잡지를 2년 정도 정말, 열정적으로 만들었다. 디자인을 명사가 아닌 동사로 인식하고, 광의의 디자인을 삶에 생활화 하는 것을 모토로 삼았던 잡지였다. 사실 잡지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시 한다면 준비된 상태에서 하고 싶었는데, 공동 프로젝트의 형태가 잡지가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1/n>은 고정 스탭들 외에도 매 호 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했는데, 편집장으로서의 역할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편집장을 맡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일반적으로 정해진 역할이나 룰을 뒤집어 보고 싶었다. 편집장의 역할을 한정짓지 않았고, 기자, 일러스트레이터, 회계이기도 했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는 방법은,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거였다. 우리는 에디토리얼도 여러 사람이 썼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나와 타인에 대한 관심들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진정성 어린 관심이 있다면, 사회학자, 지질학자, 시인, 디자이너, 누구를 만나든 대화가 되고, 마음을 열면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하다.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모든 만남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정성과 성의를 다하다보면 마음의 문은 자연스럽게 열린다. 편집위원들이나 디자이너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기본적으로 잘 하는 사람들이 기분 좋으면 기본보다 조금 더한 것들이 나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유머와 깊이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분명한 중심을 가진 상태에서 타인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보이다 보면, 내가 줄 수 있는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유머는 타인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발휘되는 능력이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도,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동료라고 생각하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마음을 열고 듣다 보면 웃음도 만들어진다. 물론 사람마다 단점도 있겠지만 그것을 꼬집거나 배척하지 않고 끝까지 깊이 있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직은 남을 인정하고 완전히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하다. 없으니 목표로 삼는 것 아니겠나.

 

 


 <1/n>의 키워드는 ‘창조성(creativity)’이었고, 새로운 독자를 생성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라 했었다. 그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잡지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고, 매체가 될 수 있는데, <1/n>은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매체로서는 낮은 점수를 주지만 프로젝트로서는 어떤 종류의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창조성을 기반으로 한, 종이잡지라는 형식의 문화를 만들자는 프로젝트의 목표와 초심을 지켜냈고,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었을 상황을 스스로 끊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독자층에 대해서는 어떤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할 수 없지만, 직접 또는 독자엽서를 통해 만난 독자들은 적어도 연령대나 직업은 다양했던 것 같다. 십대부터 젊은층, 할머니도 있었고, 출판계에서 희소한 층인 삼, 사십대 남성 독자들에게도 꽤 많은 독자엽서를 받았었다. 장기휴간을 결정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게, 바로 독자들 때문이었다.

매번 잡지를 만들 때마다 처음부터 내용과 형식을 달리하자는 것도 목표 중 하나였는데,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했다. 그 목표를 더 이상 할 수 없었던 것이 2년이 안 됐을 무렵이다.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런 소수의 인원과 한정된 예산으로는 2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90년대 초반의 문화는 저항적이고 반체제적인 문화이론이나 진보적인 목소리만으로도 잡지가 나올 수 있었다면, 지금의 문화는 완벽하게 돈과 연결되어 있다. 잡지의 콘텐츠는 새롭고 진보적인 문화를 지향하면서도 돈의 흐름과 쌓이는 방법, 수익구조를 파악하고 만들어 내야 했다. 이천 년대의 문화는 너무 돈만 쫓는 상황인 것 같고, 그게 어떻게 보면 디자인의 상황과도 맥락이 닿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여섯 권 중에 가장 좋아하는 호는 무엇인지

내용과 형식적인 부분으로 나뉘는데, 내용면에서는 ‘환승’을 다룬 호. 문화잡지가 다룰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형식적으로는 ‘기억의 호텔’을 좋아한다. ‘형식이 주제’라는 말을 실현한 케이스였다고 자평한다. 내용과 형식을 모두 완벽하게 녹여낸 경우는 아쉽게도 없었던 것 같다.

 

 

 

잡지를 만든 경험이 개인작업, 더 넓게는 당신에게 어떤 영항을 주었는가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세상에 대한 관심이다.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되는 눈이 생긴 것 같다. 전에는 작가로서 바라봤다면 편집자로서 바라보는 눈이 추가된 것. 편집자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것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물론,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훈련이 많이 되었다. 자기 객관화도 많이 되었고. 일정기간 의식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새로운 눈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전작 『혜성을 닮은 방』에 비해, 『공간의 요정』은 분명한 목소리가 느껴진다.

일단 둘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혜성을 닮은 방』은 좀 더 나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하고 싶은 말이 무언지 안다면 내가 왜 책을 쓰느냐’는 말이 있다. 그런 맥락에 놓인 작업인 것같다. A를 의도해 놓고 B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것을 만들어 놓고 이해를 바라는 것은 말도 안 되지 않나. 반면 『공간의 요정』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소중한 공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알리고 싶었고, 어떻게 하면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공간의 요정』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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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인터뷰는 <지콜론> 8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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