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r’s Give ⑦

그림으로 복수해주다

기부의 대상은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입니다

현 주의 디자인기부

 

처음 디자인기부의 주제를 묻자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을 위해 그림으로 복수할 것이라는 말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주제는 무겁고, 조심스럽고, 암울하기 그지 없는 슬픈 것이지만, 현 주의 그림은 앞서의 모든 감정을 절제한 유쾌한 분위기다. 사람들을 웃게 해주고 싶은 재밌는 그림 작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그가, 자신의 스타일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그 고민의 흔적이 감사한 기부다. 유쾌한 그림을 그저 그것으로 보고 지나치지 않고, 그림의 목적성이 읽혀지기를 바란다.

에디터 이찬희

 

 

현 주

hyunjyu@naver.com hyunjyu.blog.me@zukulele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힐스를 졸업했다. 그림으로 사람들을 즐겁고 재미있게 해주고 싶어한다. 취미는 노래방 가기, 특기는 친구들 별명 기똥차게 지어주기이다.

 

 

그림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있나

성폭력(행)을 당한 아이들을 위해 그림으로 복수해 주는 것입니다.

 

주제가 조심스럽고 복수라는 단어가 다소 과격한데, 매우 불편한 주제를 다루게 된 이유가 있나

저는 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만 그리고 싶어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 작업은 마냥 재밌게 그릴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서, 좀 망설였죠.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이고, 아무리 그림으로라지만 복수라는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이 걱정이 되기도 했죠. 그런데 한번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작년에 참여했던 <마음매거진>이라는 저널일러스트레이션 잡지가 있었어요. 잡지를 기획하고 구상할 때쯤 아동 성폭력 문제가 매체를 통해 많이 보도되던 시기였어요. 마음이 가서 이 주제를 가지고 작업하게 됐죠. 실제로 사건자료들과 여러 상담사례들을 조사하면서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다쳐버린 아이들의 마음을 짐작하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기부를 결정하고 당시 작업이 떠올라 이번 기회에 완성시켜 보고자 용기를 내었습니다.

 

많은 감정을 걸러내면서 작업했을 것 같은데, 그 과정과 태도에 대한 얘기를 해달라

아동 성폭력의 상담사례를 볼수록, 아이들을 대신해서 그림으로라도 복수해 주고 싶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범죄자들의 심리분석이니, 그들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느니 그런 건 더 알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일상 속에서 언제든 그때의 악몽이 떠오를 테고, 예전과 똑같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기는 힘든 일일 테니까요. 아이들이 늘 사용하는 학용품 중에서 위험할 수 있는 부분들을 포착해 보았습니다.

 

이런 작업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TV나 여러 매체를 통해 하루하루 사는 것마저 힘든 사람들을 볼 때나, 개인적으로 힘든 일에 부딪히면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사는 것이 사치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더욱이 소외계층에는 문화나 예술활동 등이 먼 나라 얘기일 테죠. 이런 기회를 통해 그들에게 그림으로 다가갈 수 있고, 추후에 다양한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이 모아져 오로지 기부를 위한 책으로 만들어 진다고 하니 제 자신에게도 좋은 기운이 생겨납니다.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 보람되고 저같이 이제 막 시작하는 작가들에게는 자기 작업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도 되니 그것 역시 좋습니다.

 

신진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어떤 활동과 작업을 예정하고 있는지

아직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진 않지만 언제 어디서든 제 작업을 홍보하고 그림이 쓰여질 수 있는 기회들을 위해 노력하죠. 지금은 그림책을 기획 중인데 12월에 동기, 선후배들과 함께 어린이그림책 전시를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제 작업이 아이들에게 보여진다는 게 조심스럽고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아주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웃음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힘든 시간은 지나가고 상처가 다 지워질 만큼 행복한 순간이 계속되길.

 
Copyright ⓒ 2010 지콜론 All rights reserved.
전화 031-955-4955   팩스 FAX : 031-955-4959   법인명 지콜론
주소 413120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42 3층    사업자 등록번호 [141-04-10919]
통신판매업 신고 제 2010-경기파주-2610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이승희(seunghee8215@gmail.com)   대표자 이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