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벽

: 벽으로 말하는 열네 개의 작업 이야기

 

. 이원희

인터뷰이. MOMO

정리. 이가람

 

그림으로 표현된 내 생각은

그곳에 존재하는 건물, 벽이 지탱해 주기 때문에

건물은 나의 동반자와 같다

벽화 아티스트(Mural Artist), MOMO

 

모모(MOMO)는 벽에 그림을 그린다. 호텔, 클럽, 학교, 세계 각지의 공공건물 등.

각 건물의 성격과 용도는 천차만별이지만, 모모는 자신의 생각이 투영된 그림을 건물 벽에 그린다.

그가 그린 선과 면은 한 곳에서 공존한다. 모모의 그림이 그려진 건물은 모두 그의 건물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단순히 벽화가라고 하기엔 어딘지 모르게 아쉽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의 대부분은

건물 외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과거의 작업을 살펴보면 개념 예술에 가깝기 때문이다.

 

MOMO

 

 

그의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작업은 2006년 맨해튼 시를 가로지르며 진행했던 이름 태깅tagging’이다.

맨해튼의 서쪽에서 시작해 동쪽의 13번가에서 끝나는 경로로 규모가 꽤 큰 작업이었다.

모모는 자전거로 이동하며 바닥 구석구석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선을 그렸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맨해튼 시에 자신의 별명인 ‘MOMO’를 아주 거대하게 새긴 것이다.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 힘들겠지만, 당시 저공비행으로 맨해튼 아래 지역을 둘러보면 거대한 형상을 한

모모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밖에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합작 브랜드

‘Y-3’의 런웨이 세트를 디자인하고, 제품디자인도 협업할 만큼 그에게 있어 활동 범위의 제약은 없다.

만약 모모의 벽과 마주친다면 벽을 향해 반갑게 인사하면 된다. 이것이 모모가 원하는 한 가지일 것이다.

 

Philadelphia, 2015 MOMO

 

 

이 일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평생 예술가로 살아왔다. 여섯 살 때부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스튜디오 없이 직접 청중에게 다가가는 작품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벽화라는 걸 알았다.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이름인 모모는 어떤 뜻인가

키웨스트(Key West)라는 아주 작은 섬에 살 때, 친구가 지어 준 단순한 별명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별명을 사용하는데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한다.

1920년대에 출간된 아주 멋진 책인 키웨스트의 별명들(Key West Nicknames)의 내용에는

Snowball, Ez, Stretch, Arlando, Amazing Larry, El Jefe 등과 같은 많은 별명이 실려 있다.

 

어디에 살고 있나. 사는 지역이 당신의 작품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해 주나

뉴올리언스(New Orleans)에 살고 있다. 이곳은 아주 강력하면서 생소하고 독특한 문화의 기운이 넘쳐난다.

그리고 손수 만든 무질서한 독창성과 유서 깊은 음악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어느 정도 내가 하는 작업을 구체화해주는 것 같다.

 

(중략)

 

어떤 계기로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나

나의 첫 번째 벽화는 1998년도에 그린 것이다. 첫 벽화를 그리기 전 수년간 여러 낙서를 봤기 때문에,

기억을 참고삼아 스프레이를 활용해서 그림을 그렸다.

  

Chicago, 2013 MOMO

  

당신에게 벽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건축에도 관심이 많다. 수많은 공공장소를 보면 건축가의 의도가 넘쳐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나는 그와 반대로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림으로 표현된 내 생각들은 그곳에 존재하는 건물()

지탱해 주기 때문에 건물은 나의 동반자와 같다. 또한, 그림이 건물만큼 오래 지속되는 속성은 아니어서

그리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림은 얼굴의 표정을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하늘색이

건물의 입체성을 붕괴시킨다고 생각해 보다 많은 양의 하늘색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나는 구상주의적인 화가의

일반적인 환상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벽과 같은 현실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보통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지역들을

통합한 후에 건물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건물을 변화시키기 위해 흥미진진한 작업에 몰두한다.

 

그림을 그릴 벽을 찾는 데 어려움은 없나

초창기에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은 불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기 때문에 벽을 찾는 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Girona, Spain, 2013 MOMO

 

(중략)

 

벽화는 날씨와 문화적인 환경 등에 노출된다고 여겨지는데, 작품의 본질적인 취약성에 어떻게 대처하나

나는 나의 작품이 일시적인 것으로 남는 점을 대단히 좋아한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과 잘 부합한다. 나는 도시에서 오래된 기념물(일반적으로 전쟁 영웅을 기리는)은 딱히 보고 즐기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최상의 아이디어나 현재의 희망과 같은 것들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벽화를 위한 이미지를 개발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 어떤 것이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 또한, 내가 만들었던 작품을 따라 생각이 발전하는 것을 보기 위해

그동안 시도했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 갖고 있는 아이디어의 결과물에 대해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영감이라는 건 로마네스크 건축, 비행기 사진, 그래픽디자인,

좋아하는 화가들의 사진 색상 구성표 등 어디에서든 얻을 수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나는 오래전부터 쌓아온 아이디어 목록을 가지고 있는데, 솔직히 다 쓰지도 못할 정도의 양이다.

보통 나에게 있어 어려움은 현재 작업에 집중하며 완전하게, 전문적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Baltimore, 2012 MOMO


St Louis, 2013 MOMO

 

(중략)

 

어떤 것에서 계속 동기부여를 받는가

, 죽음에 대한 감각, 놀이에 대한 욕구에서 받는다. 동기는 호기심을 느끼는 순간 생긴다.

꿈은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비록 한 번도 그곳에 가 본 적도 없고

서서히 죽어갈 따름이지만, 죽음은 자신이 그곳에 도착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놀이는 어딘가에 당도하려고 애쓰는 것을 재미있게 해준다.

 

당신의 작업과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인가

아주 좋은 기후다. 바보같이 들릴지 몰라도 나는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를 즐긴다. 그런 날에는 이동하며 일을 한다.

인생의 대부분 중에서 나는 집이 없었다. 지금은 일 년의 절반 이상을 돌아다니는데 만일 내 작품이

이러한 화창한 기후에 대한 느낌과 소통할 수 있다면, 절대로 피상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 그리고 벽중에서.

벽화 아티스트 MOMO의 인터뷰 전문과 다른 열세 팀의 인터뷰는 책 그리고 벽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MOMO

www.momoshowpalace.com


 

저자소개

이원희

정은지와 함께 <AVEC> 매거진을 만들며 주로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받아 적는 일을 한다.

꼭 답을 듣기 위해 하는 일은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한 답을 얻을 때가 더 많다.

가까운 미래의 목표는 사방이 책으로 둘러 쌓인 조용한 생활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은지

이원희와 함께 <AVEC> 매거진을 만들며 <AVEC>라는 이름으로 기획, 출판, 제작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주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나 디자인과 영상으로 작업의 범위를 넓혀 가는 중이다.

가까운 미래의 목표는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전국 일주를 하는 것이다.

www.avecmagaz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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