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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_어른이 되는 신호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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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_어른이 되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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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
장래희망이 인기 유튜버인 중년 디자이너의 일상 탐구기



글. 이지원
일러스트. 심규태
정리. 이가람




어른이 되는 신호


탈모를 치료하려 애쓰지 않는다.
자꾸 정우성과 친구 사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존재하지 않는 행복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모르는 일을 설명해야 한다.
못 하는 일을 훈계하려 한다.
체력은 높이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것이다.
열등감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새로움은 우월한 게 아니라 불안정한 것이다.
화려함 뒤에 숨은 고생이 보인다.
붐비는 매장을 보며 권리금을 생각한다.
저녁 뉴스를 의견으로 받아들인다.
취미에 큰돈을 써본다.
동기들 이름이 TV에 나온다.
숙취가 싫어 술자리를 피한다.
게임 화면 당당한데 인기척에 놀라 화들짝 Alt + Tab
열심히 받아 적기는 그만뒀다.
말을 꺼내려다 포기하는 때가 많다.
오랫동안 연락 안 해도 서로 그러려니 한다.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 (feat. 싸강시대)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의 주인공 아이캔은 우주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났고,

2020년 대학의 원더중년 교수인 나는 사이버 강의(앞으로 ‘싸강’으로 줄여 말하겠다. 타이핑하기 귀찮아서)를

하기 위해 사이버 방음 부스에 들어가 유튜브를 켠다.


싸강 시간이 다가오면 흡사 멀리 날아간 야구공을 주우러 가는 어린아이의 발걸음으로 방음 부스에 입장한다.

원더키디처럼 우주선에 탑승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부스 안에서는 우주선을 발사하는 일에 비견할 만한

복잡한 조작이 벌어진다. 유튜브 대시보드를 켜고, 세팅 화면 설정하고, 마이크 웹캠 지정하고,

조명 밝기 조정하고, 화면 구성하고, 해상도 확인하고 등등···.


단지 기술적인 사항을 점검했을 뿐인데 20분이 휙 지나간다. 수업 시간 정각이 되면 심호흡을 스무 번 정도 하면서

‘방송 시작‘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한다. 이 순간이 가장 힘들다. 어차피 좋으나 싫으나 클릭하게 될 버튼인데,

그 손가락질 한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심리는 뭘까.

마치 프로 방송인인 양 요란스레 인사하고, 수업 아니랄까 봐 출석 체크도 하고, 과제를 점검하고, 질문에 대답한다.

수업 내내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 아니, 쉴 수 없다. 어쩐지 잠시라도 닥치고 있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계속해서 입을 놀리며 자료도 보여주고, 채팅창도 확인하고, 링크도 열고··.

가만 생각해보면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수업해도 다 하는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방음 부스에서의 수업은,

혹은 생방송이라고 해야 할까, 강의실에서의 그것과 비교해 한껏 쪼들린다.

EBS 강사님들 존경합니다.


미래를 향한 상상은 여간해서 기대에 부응하는 법이 없다. 2020년, 전 세계에서 미친 듯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싸강은 아

니나 다를까 천태만상이다. 소문 중에 사이버네틱한 미래적 느낌이 나는 에피소드는 거의 없다. 가상현실이라고는 하나,

그 속내는 지극히 비 가상적으로 찌질할 따름이니, 그래서 인간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혼란의 용광로다.


강의자가 말 더듬고, 영상의 화질이 엉망이고, 서버가 폭발하고, PPT 파일이 수업이냐, 코딱지 파고, 고양이 지나가고,

동생이 방문 벌컥 열고 “고구마 먹으래.”, 난처할 땐 접속 불량 모드, 게임 소리 다 들리고, 교수님 거울 모드인데요,

거기 과자 먹는 학생 마이크 꺼주세요.
미래의 싸강은 지금과 다르겠지.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왜냐면 뭐가 됐든 지금 우리 상상처럼 되지는 않을 운명이니까.

20년 전에 그랬고, 20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가 톰 크루즈만큼 화면발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일까?

톰 크루즈와 닮았다면, 그랬다면 지금보다 더 멋들어지게, 사이버네틱하게, 마이너리티 리포트스럽게 강의했을 텐데.



※ 위 글은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글 전문은 책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이지원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내일은 옵치왕〉 유튜브 스트리머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민음사, 2016
『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 지콜론북, 2013


일러스트 ⓒ 심규태 (instagram @simkyut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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