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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준의

'한글마루지사업'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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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없는

합창단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일대를 중심으로 한글창제국인 우리나라의 체면을 세울 한글마루지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 통의~통인~내수~세종로동 등 47만 평방미터에 한글마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현재 그 일환으로 세종로 일대의 상업지구 간판의 모든 문자들을 한글로 개선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디자인계 역시 우리 글자인 한글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의 개선이 진행 중인 현장에 대한 관심이 깊으며, 이에 대해 한재준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한글디자이너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소통에 기저한 한글의 근본 원리와 창제 정신을 지키려 노력하는 한재준 교수. 그는 한글마루지사업이 취지는 좋으나 진행 과정에 있어 문제점이 있다고 비평한다. 우리나라에 몇 되지 않는 전문 한글디자이너가 생각하고 비평하는 한글마루지사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자.

에디터 이찬희

 

“주변 사람들을 깨워야 해요. 교실을 깨워야 하고, 공무원, 지도자들 같이 공적인 일 하는 사람들도 깨워야 하고, 사실 할 일이 너무 많죠. 몇 명의 소수만으로는 무리겠죠. 이걸 우리가 함께해보자는 부탁이에요. 신문, 잡지, 온라인 매체, 모든 국민들이 도울 때에 이룰 수 있는 거죠.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입니다.”

 

“저는 한글이 한국 디자인 철학의 뿌리가 된다고 봅니다. 세종은 일찍이 자기가 누군지를 확실하게 깨달은 사람입니다. 목숨 걸고 한글을 만들었지요. 백성을 위해서 목숨 걸고 헌신해서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려고 시도했어요. ‘적당히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헌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우리에게 전하고 있어요.”

 

한 교수님이 한글마루지사업에 몰두하게 된 것을 듣고 관련 기사를 좀 찾아봤습니다. 서울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간판개선사업이 진행 중인데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한글학회를 통해서 알았어요.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한글마루지사업의 일환으로 경복궁역 주변 간판을 한글로 개선하는 중이라면서 이 일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저는 디자인 자문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디자인 실행 기부를 기대했더군요. 어찌되었건 그 때의 통화 내용 분위기만으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곧장 달려갔지요. 종로구청에서 두 분이 나오시고 또 젊은 여성 한 분이 오셨는데, 준비된 자료를 보면서 총평과 소감을 모두 피력한 후에 알고 보니 그 여성분은 이 사업을 도맡은 제작업체에 일시적으로 고용된 디자이너시더군요. 본인의 표현으로는 아르바이트 디자이너였어요. 한글문화연대에서도 사무국장께서 참석하셨는데, 그분 말씀으로는 제 평가가 도를 지나친 수준이었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해당 디자이너 바로 앞에서 그렇게 혹독하게 표현할 수 있느냐는 말이었습니다. 그분이 디자이너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고, 제 나름대로는 수위 조절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나봅니다. 열악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 디자인하신 그 아르바이트 디자이너에게는 지금도 너무나 죄송한 마음입니다만, 사실 그 시안들이 제 속을 많이 상하게 했거든요. ‘국가 차원의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면서 정작 진행은 왜 이렇게 엉망인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말로는 한글과 세종 이도를 그토록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그 태도나 실행은 모두 겉치레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간판 몇 개 바꾸면 저 거리가 한글거리로 바뀔까? 왜,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개인 업소 간판까지 서비스해야 할까? 단속이나 철저히 하지. 그 지역 주변엔 이미 이 시안들보다 더 우수한 수준의 간판들이 즐비한데…… 이런 수준을 가지고 시범사업이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

 

서울시와 종로구청에서 먼저 자리를 마련하긴 했었군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담당 공무원 분들을 존중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담당자까지 와 계실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한글학회가 무언가 어떤 자료를 보여줄 것이라는 짐작 정도였지요. 그런데 그날 종로구청에서 제시한 자료를 본 이후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어요. 그 다음날 아침부터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그 사업과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있을 만한 모든 분들께 연락을 드렸지요.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랬어요. 서울디자인재단과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 서울시 등을 비롯해서 가까운 디자인 지인들에게도 전화를 드렸어요. ‘경복궁역 주변 간판개선사업의 진행 상황을 알게 되었는데 정말 심각하더라. 어떻게든 이 사업이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 협조 요청을 시작했습니다. 간판 디자인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해오신 몇 분들에게도 연락을 드렸지요. ‘도대체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었던 거야?’ 원망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가까운 어느 후배에게는 ‘후배님이 그동안 간판, 간판하고 살아오셨는데 내가 보기엔 실행 절차조차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도대체 우리가 무슨 일을 해온거냐’라고 따지듯 말하기도 했지요. 이건 너무나 중요한 국가적인 문제이기에 더욱 지켜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요. 마침 서울디자인재단에서 ‘디자인이 서울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그룹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길래 그곳에 도움 요청의 글을 올렸지요. 그 글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종로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복궁 일대 간판 정리 사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세요.’라고 썼지요. 그 글을 올리자마자 안상수 이사장께서 댓글을 다셨더군요. 사실 저는 그때까지 페이스북 활용법도 몰랐어요. 이 일 때문에 배우게 되었지요.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을 실감했지요. 적극적인 사회 참여에 아주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업 공무원들과의 첫 만남에서 한글간판 시안을 보시고 프로세스상의 문제점에 직면하셨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들을 발견하셨나요

‘디자인 디렉터가 어느 분이세요?’ 그걸 제일 먼저 물어봤어요. 시안에 대한 자문을 하려면 담당 공무원께 말씀드리는 것보다 디자이너에게 말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자세히 알고 보니, 디자인 지휘 제도라는 것 자체가 아예 없더군요. 디자인 지휘자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디자인에 대해선 책임자가 없다는 얘기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문을 원하던 상황이었나요

준비된 시안을 보면서 하나하나 개선할 점을 지적해 달라는 요청이었어요. 그런데 시안을 들춰보면서 들었던 제 생각은 자문이라는 것이 상대편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됐을 때 그 효과가 있는 것인데, 그 때의 몇 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서 파악한 정도로는 상대편이 제 자문을 소화해내기 어렵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종로구청이 대표성 있는 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긴 상황이 아니라, 입찰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적당한 수준의 사업체를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예산상으로만 보더라도 터무니없는 수준이었어요. 한 업소당 간판 제작 비용을 최대 250만 원으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디자인비는 최대 15% 이내라고 하더군요. 간판디자인비를 업소당 최대 375,000원으로 책정했다는 것이지요.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도대체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간판 디자인을 뭘로 보는 것인가. 한 업소당 간판 디자인비를 2~30만 원 정도로 책정했다는 것인데, 그 정도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준급 디자이너들이 참여할 수 있을까? 디자인을 위한 현장 방문 횟수만도 최소 3회 이상일텐데, 사업 참여가 곧 재능기부 수준이 아닌가……’ 하는.

 

현장에서 문제점과 당면하시면서 어떠한 해결방안을 생각하셨을 텐데요

비평만 일삼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요. 대안이나 복안 같은 것을 내놔야 하기 때문에 저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렇지만 진행의 과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시안을 보면서 느낀 점은 어쩔 수 없었어요. 서울시나 종로구청이 경복궁역 지역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생각 그 자체가 곧 가짜 같은 마음이라는 결론을 얻었으니까요. 아니면 다른 일로 바빠서 건성으로 진행하고 있거나 그런 것이었겠죠. 진정한 마음 없이는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제가 좌불안석 불안해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실패가 곧 저의 실패니까요. 저는 이미 그런 전철을 몇 번이나 거쳤습니다. 한글박물관이 그렇고, 광화문 세종대왕상도 그랬어요. 세종문화회관 옆에 있는 한글공원도 직접 가서 확인해 보세요.

 

그렇게 보이는 문제점을 비평해주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을 써야 되는 거 아닌가요

다른 사업들도 그렇지만 간판개선사업에서도 업체 선정이 먼저였어요. 간판 디자인을 말하면서 디자이너를 주체로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간판이나 건축, 조형물 등을 하나의 설비나 시설물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 사업을 진행하는 입찰의 프로세스부터 잘못된 거네요

사업을 제대로 진행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 사업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지극정성의 마음이 있었다면 저렇게는 못하죠. 아니면 매너리즘에 빠져서 늘 하던 식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 저널, 디자인 잡지가 이런 현실을 기사화 해 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착하고 아름다운 기사만 다루지 마시고…… . 주로 디자이너 개인이 살아갈 수 있는 디자인 산업과 문화를 주제로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디자이너가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다루는 매체가 되어 주시면 어떨까요. 이 일은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들의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면, 오늘의 디자이너들은 큰 회사에 취직하지 않고는 일거리를 찾기가 힘들어요. 정부가 진행하는 사업의 경우만 보더라도 아무리 좋은 사업이고 좋은 디자이너가 필요하다고 해도, 일정 이상의 실적을 가진 회사의 형태가 아니면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이지요. 그런데 규모가 큰 회사의 업무 처리 방식은 일반적으로 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창의적인 작업에서는 한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저는 디자이너들의 개인 능력이 부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제도를 도입하려면, 디자이너들 스스로도 정신을 차려야 하겠지요. 누가 그 일을 대신 해주지는 않을테니까요.

 

이 부분을 경계하고 성찰해 나가는 데 디자이너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디자이너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한다면 가능합니다. 누군가가 이 일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이지요. 저도 이제는 누구를 탓만 하는 나이를 넘어섰어요. 이제는 나라를 끌어가는 사람들이 다 제 연배들이니, 제 탓이 더 커졌지요.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더욱 가려가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을 일깨우는 일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연대하고 참여해서 안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대라는 것에 가장 중요한 건 자율적인 참여이지 않습니까? 실상에서는 그 자율이라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면, 자율적인 참여율도 올라가는 법이지요. 더군다나 SNS 시대잖아요. 그렇게 작은 생각들의 의지가 모이다 보면, 자율적으로 흘러가다 보면 하나하나 해결되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요. 제가 이 일을 붙들게 된 배경도 그런 이유에요. 잘 아시다시피 경복궁역 일대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죠. 경복궁은 한글이 태어난 곳이고 그 주변에 세종이 태어나신 곳도 있지요. 한글마루지사업, 어떤 분이 제안하신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 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정말 훌륭한 계획입니다. 그 사업이 성공한다면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명소가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고, 저는 그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한글의 특별한 가치를 굳게 믿고 있는 사람입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지요. 세종 이도 같은 인물도 아주 드문 훌륭한 분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걸 하나하나 찾아서 드러내야 돼요. 그만큼 이 지역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그래서 간판 개선 사업도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중요한 지역을 대표급에게 맡기지 못하는 것일까요? 담당 주무관에게 여쭈었더니 그분들도 이런 고민을 많이 하셨더군요. 문제는 예산도 부족하고 기간도 짧다는 거였어요. 프로젝트 기한이 거의 다 1년 이내에요. 엊그제 제가 받아본 소식지를 통해 알게 된 사업이 이미 7년째 진행되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는 부분이지요. 고위직 공무원이나 지식인들이 국어사전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한글이나 간판 디자인의 중요성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디자인 자체를 잘 모르거나. 어느 공무원은 ‘대표급 디자이너에게 맡기면 업소 주인들이 오히려 안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너무 수준 높은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말인데, 진짜 우리들이 잘 아는 대표급들은 그렇게 접근하지 않죠.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업소 주인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이너를 열 분 이상 추천할 수 있어요. 그분들이 그 조건에 움직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직도 대중들이, 특히 공무원들이 디자인을 너무 천하게 대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애플과 삼성의 디자인 논란을 보면 이제는 좀 알 때도 됐는데 말입니다. 디자인을 그저 예쁘게 만드는 것 정도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또는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 시대에 디자인을 모르면서 어떻게 나라 일을 할 수 있습니까? 담당 공무원들의 재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도 문제가 있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시안을 보시면서 하나하나 자문을 해주시면 그렇게 바꿀게요.’라고. 저는 이렇게 답했지요. “디자인 자문을 제대로 하려면, 현장도 가봐야 되고 업소 주인도 만나봐야 돼요. 물론 시공 방법도 검토해야 하고, 시뮬레이션도 해봐야지요.” 그런데 그 모든 과정에 디자인비를 20~30만 원으로 책정하다니. 디자인 서울? 무슨 개떡 같은 디자인 서울인가. 디자인이 무엇인지나 제대로 알고 디자인 서울을 말하자. 제가 해당 현장을 방문해 보니 그 주변 지역 간판은 이미 자발적인 정화작용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간판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더라는 말씀입니다. 가만히 두면 더 좋아질 간판을 세금을 낭비해가면서까지 개선해 줄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 예산으로 거리를 정비하거나 그 지역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더 현명한 대처였을 것입니다.

 

그걸 왜 굳이 서울시가 나서서 해야 할까요

제가 시장이라면 그냥 놔두겠습니다. 오히려 사전 공지 후에 불법 간판들을 떼어내야죠. 왜 못 떼어내는데요? 마찰 생기면 자기 이미지 손상될까봐? 불법주차단속은 다 하면서 불법간판은 단속을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왜 한 업소당 우리가 낸 세금 250만 원씩 들여가면서 그런 바보 같은 서비스를 해야 합니까? 불법주차하는 사람들에게 무료세차 해주면서 ‘다시는 불법주차 하지 마세요.’ 하는 꼴이지 뭡니까?

 

다 혈세죠

그들도 대학 시절에 독재정권 쪽을 향해서 많은 돌을 던졌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지요. 간판개선사업, 그 예산을 누가 대주고 있나요? 공무원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는 한교수님 만나면 재능기부해 주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주무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 하고 있습니다. 이 자문 자체를 재능기부라고 생각하세요. 그렇지만 현장의 디자이너들에게는 재능기부를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됩니다.’ 여유로운 디자이너는 얼마 안 돼요. 일자리도 없고 일거리도 없어서 대부분이 힘들고 어렵거든요. 그 디자이너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일을 빼앗는다는 생각도 해야하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정책이죠. 젊은이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어요. ‘디자인이 서울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웃기지마라. 서울이 디자이너를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를 좀 연구하시지.’ 일리 있는 주장이거든요. 시범 사업 간판 디자인비는 30만 원으로 책정하면서. 그러니까 간판 업체 잘못만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도 있는 것이지요. 그 부분이 더욱 커요. 결국은 지도자의 판단력 문제이지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알고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간판개선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서울시 시장이나 종로구청장이 알고 있을까요. 30만 원의 디자인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인비를 250만 원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아닐 텐데요. 구체적인 항목별로 책정을 했다면, 20~30만 원이 디자인비로 책정되었다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이 일은 제가 나설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논점이 흐려지잖아요. 왜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개인 업자의 간판을 바꿔줘야 하는지에 대해 국민이 알 필요는 있지만요. 저 수준 이하의 간판을 왜 내 돈으로 바꿔줘야 하는지. 그러니까 청년들이 불평하는 거죠. 그들이 옳아요. 지금 지휘하고 있는 어른들이 잘못하고 있는 거예요. 아무에게나 기부하라고 강요하면 안 돼요. 생계 유지조차 아슬아슬한 사람들에게 재능기부를 권하다니. 가난한 농부에게 쌀과 보리를 기부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단 말이지요. 오히려 디자인비를 정상화시키는 일에 앞장서 주면 좋겠어요. 높이라는 말이 아니에요. 정상적으로 유지하라는 것이죠. 디자인비가 턱없이 낮으니까 업체가 아르바이트(일시적으로 고용하는)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거예요. 다 극약 처방 방식이잖아요. 임시 처방. 이제 그런 거 좀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70, 80년대랑 달라진 게 뭐가 있죠? 근본은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한글마루지사업의 또 어떤 것에 대해 얘기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한글공원, 세종문화회관 옆에 만들었습니다. <지콜론>에서 한번 취재해 주세요. 돌기둥을 세웠는데 돌기둥마다 한글자모를 하나씩 새겨놨어요. 그런데 그 자모를 서울체로 해놨어요. 제가 보기엔 창제 당시의 훈민정음체로 해야 하는데. 원형 보존의 뜻을 받들어야 했던 것 아닐까요. 왜 서울체로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나 외국인들은 그것을 한글의 원형이라고 생각하겠지요? 한눈팔고 있는 사이에 저런 일을 저질러 놓고야 말았구나. 자책까지 했어요. ‘그때 넌 뭐했냐, 뭐가 그렇게 바빴길래.’ 한글박물관 설립 계획 단계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어요. ‘저런 형태의 건물에 한글을 담겠다니. 우리나라 건축 설계 수준이 저것밖에 안됩니까’라고, 건축계는 도대체 무얼 하느냐고 제가 아는 건축가들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어요. 건물 외벽에 온통 한글을 발라놨더군요. 한글이 가지고 있는 철학을 드러내야 하는 것인데, 한글이 그랬듯이 자연의 이치를 함축해서 반영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는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 일에 대해서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방관했던 제 책임도 있으니까요. 세종 생가 터. 경복궁 근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작더라도 세종로 근처 여기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경복궁을 돌아보면서 세종 이도가 집무하던 공간, 잠자고 쉬던 공간, 훈민정음 해례를 만든 집현전 터 수정전도 둘러 봐야 한글과 세종 이도에 대한 감동이 더 생생한 거지. 이걸 따로 보고 용산으로 이동해서 한글박물관을 본다?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그 감동이 사그라지지 않겠나 하는 거죠. 정말 이 주변에 그렇게 공간이 없었을까. 이런 아쉬움 때문에 경복궁 주변을 몇 번이나 둘러봤지요. 한글박물관은 이미 물 건너 갔지만 세종 이도를 돌아보고 기념하는 작은 공간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길거리에 있는 세종 생가터 표지석을 발견했지요. 결정적인 것은 스테인레스 울타리. 부끄럽지 않아요?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가꾸고 다듬어야죠. 그 주변만이라도 더 정성들일 수 있잖아요. 그 바로 앞 시뻘건 색깔의 안경점. 거기서 제 마음이 뒤틀린 거예요. 이건 가짜다. 세종대왕 동상은 번쩍번쩍 높게 세워놨지만, 진짜 태어난 곳은 이렇게 방치해놓았으니. 이곳에 세종 이도와 한글에 대한 작은 안내문이라도 하나 붙여놔야 하는 것 아닐까. 주변을 둘러보니 참여연대 건물이 있더군요. 그 건물 정도 규모면 한글 문화관을 세우고도 남을 텐데 왜 안 된다고 했던 것인가? 경복궁 주변에 적당한 장소가 없다고 그랬었지? 그러면 경복궁 어느 구석에라도 그런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경복궁 경회루 앞에 가 보세요. 수정전 앞에 ‘카페’를 만들어 놨어요. ‘카페’는 되는데 한글과 세종 이도를 소개하는 공간은 왜 안 된다는 걸까요? 저 같은 사람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2~30대 젊은이들은 어떻겠어요. 돌 던지고 싶겠죠. 한국의 과학자 70퍼센트가 이민 가고 싶다고 그랬다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요.

 

지금 디자인계에서 할 수 있는 게 연대라고 하셨고, 저희가 연대를 하면서 발언을 함으로써 바뀔텐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고. 간판사업 같은 경우 이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하면 한글 관련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비평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모양새만 말하는 비평이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를 짚는 비평이 된다면, 다음 어떤 사업 때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한글특별위원회 활동이나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겁니다.

 

정말 중요한 일 같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피디에프(PDF)로 만들어서 온라인상에 다 올릴 거예요. 종로구청이나 서울시를 위해서만이 아니고 우리나라와 우리들을 위한 거죠. 지자체 글꼴의 경우에서도 서울시가 1억 5천 예산을 잡으니까 다른 지역은 그 이하로 책정하는 거예요. 맏형이 잘해야 다른 지역들이 따라가는 건데 지금 맏형이 하는 꼴이 형편없어요. 이 맏형을 두들겨 패서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데 누가 함부로 그럴 수 있겠어요. 저라도 그 역할의 부분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깨워야 해요. 교실을 깨워야 하고, 공무원, 지도자들 같이 공적인 일 하는 사람들도 깨워야 하고, 사실 할 일이 너무 많죠. 몇 명의 소수만으로는 무리겠죠. 이걸 우리가 함께해보자는 부탁이에요. 신문, 잡지, 온라인 매체, 모든 국민들이 도울 때에 이룰 수 있는 거죠.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입니다. 저도 사실 나서고 싶지 않았어요. 정부 비판이나 하고. 뒷북치는 일을 꼭 내가 나서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했었죠. 그런데 이젠 결심 했어요. 해보자. 어느 정도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대부분이 한글이 우수하다고 말은 하는데, 한글에 대한 관제탑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이나 기구가 없지 않은가. 국립국어원이 그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한글학회가 앞장서서 하는 줄 알고 계신 분들이 있겠지만 사실 한글을 제대로 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곳은 아직 없어요. 대부분 말글 관련 연구와 활동들이지요. 국립국어원을 국립언어원으로 격상시켜서 한글도 함께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구성원만으로는 한글 연구가 불가능해요. 그래서 저는 정부가 못한다면 나 자신이라도 직접 나서야 겠다 싶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어요. 언제까지 ‘국가’, ‘국가’ 하겠어요. 정부가 나서주길 기다리다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마감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작게라도 시작하자 해서 한글특별위원회도 하고 있고요. 장소도 구체화했어요. 통인동 137번지. 세종 생가 터 주변 어딘가입니다. 크기는 어떻게 됐건 거기에 ‘한글발전소’를 세워야겠다. 그 지역이 정말 세계적인 명소가 되려면, 진짜 한글의 가치를 알고 진짜 세종 이도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살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요. 저는 한글이 한국 디자인 철학의 뿌리가 된다고 보거든요. 그 중심을 세종 이도가 딱 잡아 주었거든요. ‘중국과 조선은 다르다. 나랏말쌈이 듕귁과 다르다. 나는 조선의 4대 임금 남다른 왕. 인간 이도다.’ 그런 자각이에요. 세종은 일찍이 자기가 누군지를 확실하게 깨달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목숨 걸고 한글을 만들었지요. 백성을 위해서 목숨 걸고 헌신해서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려고 시도했어요. ‘적당히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헌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전하고 있어요. 훈민정음 서문에 디자인의 기본 조건인 다름, 배려, 편리, 쉬움, 쓸모, 다 쉬워야 되고 쓰임새가 있어야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쓰임새가 없는 거 그거 디자인이라고 하면 안돼요. 그런 것들이지요, 너무 어려운 것. 일부러 난해한 소설이라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위험한 거죠. 근데 갈피를 못 잡고 있잖아요. 디자인이라는 외래어 표현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느 분은 ‘멋지음’ 이란 표현을 썼잖아요. 아직 100% 동의는 되지 않지만 그 노력은 높이 삽니다. 더 멋진 걸 만들어 내야 돼요. 멋도 겉멋이 있고 속멋이 있어요. 우리 개념으로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죠.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디자인과 우리가 생각하는 디자인이 다를 수 있는 거예요.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겠어요. 캘리그래피와 서예처럼요. 꼭 디자인이라는 말을 외래어로 쓸 필요가 뭐가 있어요. 디자이너에게 맡기면 이상하게 한다? 일반 사람들과 공무원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배려가 부족해서 자기 작품 만들듯 한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 진짜 선수들은 그렇게 안 하죠. 진짜 선수는 무언가를 디자인할 때 디자인 대상의 배경, 사용할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적용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가죠. 세종로의 어느 빵집 간판을 디자인한다면, 그 집에서 만드는 빵이 다른 집 빵과 뭐가 다르고 주인은 어떤 사람인가, 언제 이 집이 만들어졌는가, 이런 걸 이해하면서 디자인하는 것이지요. 물론 빵집 주인 본인의 마음에 들어야 되는 것은 상식이잖아요?

 

시와 구에서 해주는 간판개선사업은 정작, 그곳 가게들의 정체성을 고려해주지 않은 것이네요

제가 보기엔 지금 간판개선사업은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중에 험상궂고 못생긴 사람들은 이쪽으로 앉으세요. 참 남 보기에 부끄럽습니다. 옷 이상하게 입고 다니지 마시고요.’ ‘야, 이 아줌마 아저씨들 옷 좀 사 입혀. 머리도 잘라 드리고 화장도 해드려라.’ 이런 식이지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거예요. 그럼 서울시와 종로구청에서 적당한 동네 대표 선수들 시켜서 옷 입혀주고 머리를 잘라주고 화장까지 해주는 거죠. 그 모습을 거울로 봤더니 ‘아니 이건 내가 아니잖아.’ 싶은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다시 세수하고 머리 헝클어야 되잖아요. 이 상황, 이건 일종의 인권모독입니다. 이 얘기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그 주변 업소들은 스스로가 알아서 자신들의 가게에 어울리게 창의적으로 간판을 바꾸고 있어요.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지금의 경복궁 일대 간판개선사업을 보면, 저기 변두리 시범사업만 못합니다.

 

가게의 생각이나 가게의 물건, 뭘 만드는 곳인지 주인은 어떤지, 이런 고려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군요

딱 삼류에요. 누가 봐도. 차라리 내가 시장이라면 1억 2천을 세종의 가치, 한글의 가치, 이 지역의 가치를 알리는 데 쓰겠어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 가치를 알리면 여기는 그곳은 가치가 올라가요. 가치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땅값도 올라가겠지요. 거기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아름답지 않다면 문을 닫는 거죠. 생존하기 위해서 애써야 하는 거예요. 좋은 지역, 좋은 동네라는 인식이 생기면 그 동네 사람들이 스스로 애써서 잘하는 거예요. 한글 간판을 강제할 필요가 뭐가 있어요. ‘한글이 태어난 동네래.’ 라고 하면 로마자를 쓸 사람이 어디 있어요. 자정 작용으로 다 해결이 됩니다. 제가 보기엔 돈이, 우리의 세금이 정말 아깝습니다. 그 지역주민만이 아니고 서울시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알리는 데 쓰란 말이죠. 지금은 엉뚱한 데다 쓰고 있는 거죠.

 

국가 위상을 위한 중대한 공공디자인 사업의 일환이면서 정작 디자인을 정말 잘하는 선수들은 배제된 이상한 프로세스입니다.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이 따르지 않고서는 바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지역 간판개선사업에 대해서는 ‘담당 주무관이나 관련된 사람들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방향을 한글마루지사업으로 돌려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더 큰 게 한글마루지사업이고 더 중요한 일이 정부의 제도 개선입니다. 이미 한글마루지사업은 2차 사업에 들어가고 있어요. 곧 조선어학회 순국열사 기념탑과 헐버트 박사 동상을 세운답니다. 그러니 지금 시급한 건 그 사업에 어떻게든 개입해야겠다라는 거죠. 순국열사 기념탑, 그것을 구상 조각으로 할 건지 추상 조각으로 할 건지 그런 것들이 궁금하거든요. 관련된 분들이나 한글학회 관련 전문가 분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총괄 지휘자 역할을 할 디자인 디렉터가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이지요. 이대로 두면 한글공원은 돌기둥에 서울체 새기는 일로 끝냈고 올해는 또 다른 스타일의 기념탑을 세울 거고 내년엔 또 뭐 다른 사람이 맡아서 무엇을 하고, 결국은 전체적인 연계성이 부족해질 거예요. 개념이나 스토리가 연결이 안 될 가능성이 크지요.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체험하려고 그 길을 걷겠어요? 잘못하면 결과적으로 돈 낭비하는 거죠. 우리가 조금만 더 공을 들이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텐데. 저는 한글이 단순한 글자가 아니고 인류 사상 유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가진 의사소통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분들도 연구해 볼만한 가치 있는 대상이지요. 한글은 소리, 꼴, 뜻이 동시에 작동하는 글자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거예요. 글자 창제 배경도 아름답고, 미학적인 요소를 다 갖춘 글자에요. 그래서 한글이 태어난 곳을 성지라고 빗대어 표현한 거예요. 저는 한글을 체험으로 느끼게 하고 싶어요. 쾌쾌한 냄새로 나열된 유물을 보는 게 아니고 한글의 가치를 드러내는 여러 가지 도구나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그걸 만지고 체험하는 동안 대단하다, 한글과 코리아 너무 부럽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아빠, 나는 정말 한국에 태어난 게 감사해. 세종 이도가 한글을 만들어 준 거 너무 자랑스러워.’ 이렇게 되어야 할 거 아니에요. 우리가 힘을 조금만 더 합치면 조만간 한글이 세계 문자를 이끌어 갈 것이고, 로마자나 가나자, 한자들, 다른 나라 글자들이 우리 글자 한글을 닮아가려고 애쓰게 될 거에요. 우리도 한 때 로마자를 닮으려고 애쓰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부러우니까. 부러우면 닮고 싶어 하는 거예요. 한글은 이미 한국 사람들만을 위한 글자도 아니고, 한국어를 표기하는 글자의 한계도 뛰어 넘었어요. 그래서 한글을 위한 일은 이제 우리나라 한국을 위한 일만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저는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이렇게 난리를 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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