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경험적 소비와 디자인

경험적

소비와

디자인

 

기획 및 진행 <지콜론 편집부>

 

현대인의 소비는 크게, 소유적 소비와 경험적 소비로 나뉜다고 한다. 전자는 말 그대로 물건을 구입하여 소유하는 소비 형태이고, 후자는 미술관 관람이나 여행과 같이 빗물질적이고 체험적인 소비 활동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물질과 재화를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경험하는 것에 현대인들이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고 전한다. 멋진 차를 갖는 이상으로 차창 밖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일이 우리가 쫓는 행복에 더 가까운 것이다. 흥미롭게도 근래에 브랜드들은 이 두가지가 결합된 형태의 소비를 유도/생산하고 있다. 단지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둘러싼 문화를 소비자로 하여금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장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는 ‘아이디어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통계적인 데이터에만 집착하는 기계적인 접근방식을 멀리하면서, 이면의 진리를 발견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중략)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데이터나 논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는 신비로운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복잡하고 모순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가치를 제안한다.” 문영미, 『디퍼런트 Different』

인간이라는 복잡미묘한 대상의 소비심리를 촉발시키는 경험은 추억과 결부되는 매우 개인적인 심리인 탓에 경험적 소비를 확장하는 건 그리 만만하지 않다. 자칫 상술로 치부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지콜론>은 매력적인 경험을 만들어가는 주체들을 만났다. 그들이 어떤 관점으로 소비자를 바라보는지, 문화 경험에 왜 가치를 두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무엇인지 등 알뜰하게 물었다. 경험적 소비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면으로나마 경험해보길 주문한다.

 

In search of Consumer’'s Subconscious Mind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의 욕구를 충족 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의 기대가 잘 만들어진 물건을 얻는 것, 즉 ‘물성’에 있었다면 이젠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감성’에 있다. 그래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Mass에서 다양한 Niche로, Impact에서 Contact로 영향력의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하고 세밀한 고급 소비 경험을 쌓기 시작했고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소비자의식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래서 깐깐하고 변덕 심한 고객의 마음을 알아 내기 위하여 다양한 마켓리서치 기법으로 파악된 고객의 정보들에 의존하여 기업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조사 내용과는 다른 성과를 경험하며 당혹해 하는 경영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우리 인간의 행동이 의식한 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경영자뿐만 아니라 마케터나 디자이너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입지 않는 옷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당신의 옷장을 상상해 보면 의식있는 행동의 결과로 인식하기엔 어려울 것이다.

Antoine Bechara의 연구에 따르면 무의식적 결정이 의식적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뱀을 보고 혼이 난 경험을 가진 사람은 뱀과 유사한 호스를 보고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게 되는데 다시 말해, 먼저 무의식적으로 몸을 보호해야겠다고 결정한 후에 의식적으로 행동에 옮긴다는 것이다. 소비자 설문 조사의 경우 대부분이 소비자의 의식적 응답에 기초해 설계되고 실행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설문에서 구입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실제 행동에서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의식적 대답이 갖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더욱이 경험소비 시대에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보다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 해결 행위이다. 소비자의 무의식적 마음을 알아야 의식적 행동으로 표현되는 소비자의 속마음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적 사고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 환경과 소비자의 심리상태를 포함하는 맥락(Context) 안에서 접근될 때 소비자의 무의식적 마음(본성)에 반응을 일으키는 브랜드 언어, 디자인 언어, 소비자 언어로 체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I ‘mean’it, therefore I consume

고객의 속 마음을 얻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눈물 겹도록 진지하다. 기업은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모아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날마다 혁신과 변화를 외치고 있다. 그래서 보다 빠른 성능, 다양해진 기능, 강력해진 솔루션, 더욱 아름다워진 외관 등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억에 남도록 튀는 아이디어를 내세워 고객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큰 예산을 들여 가며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기업은 더 나아진 제품과 기술 그리고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 자신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술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제품은 기술이 현실화 되는 것이고, 솔루션은 그것을 작동시키는 것이라 본다면, 이런 일련의 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Meaning)의 역할은 브랜드의 가장 중심이 되는 존재 이유와 소비자에게 가치를 느끼게 하는 일이다. 이렇게 다가가는 의미를 통해 특정 제품과 서비스, 그를 내장하고 있는 특정 브랜드에 소비자들은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학교라는 교육기관을 예로 들어 보면, 기술은 학교 건물에 해당되고, 제품은 학생, 솔루션은 학생을 관리 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다 그리고 의미는 모든 학생들이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만약에 ‘의미’가 빠져 있다면 어떨까?

의미는 그 자체가 존재이유이며 목적이고 공유할 가치이기도 하고 쫓아야 할 비전이기도 함에 있다. 애플은 인간을 위한 기술을 만드는 것, (RED)는 의식 있는 소비, 풀무원은 바른 먹거리에 대한 약속을,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내면으로부터의 아름다움을 피워내기 위하여 모든 정책과 에너지를 집중 시키고 일관되게 대내외 소비자와 소통한다. 무의식적으로 마음에 파고드는 의미를 활용할 줄 아는 기업들이다. 감성적 또는 경험적 디자인이란 단순히 부드러운 곡선과 여성적 감성 터치를 한다고 해서가 아니라 먼저 고객과 공유하고 싶은 의미를 발견해 내고 그것을 중심으로 고객과 공유할 내용을 개발하고 소비자 언어(Visible & tangible)로, 브랜드 언어(Combining of words & images)로 체계화 해 나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아무리 눈에 띄는 창의적 디자인을 했다고 해도 그 안에 한 마디로 집약된 ‘의미’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소비자들은 경험을 함께 공유할 가치를 발견하지 못해 이 브랜드에서 저 브랜드로 길거리를 방황하듯 배회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과의 의미 있는 소비 경험은 소비자의 무의식적 마음과 행하는 Brand Conversation이며 무의식적 경험을 축척해 가는 브랜드 구축 과정이다. 의미 없는 소비는 소비자에게 잠시 동안의 기쁨과 오랜 동안의 망각을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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