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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토크
김영나의 물음표 ② 당신은 더치 디자이너입니까? - 김영나 -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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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나의 물음표 ② 당신은 더치 디자이너입니까? - 김영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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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나의 물음표 ② 당신은 더치 디자이너입니까? - 김영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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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첫 번째 글에서 ‘당신은 더치 디자이너입니까’라는 질문이 파생된 몇 가지 개인적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이 물음표는 자신에게 향해있는 질문이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질문들이 생겨난 현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현상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배경적인 맥락은 매우 다층적이고 다각적이어서 처음부터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답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맥락들을 되짚어 보는 과정에서 자유로운 생각과 지속적인 질문을 위해 이 물음표를 동료 디자이너에게 던져보기로 했습니다.

 

2010. 10. 04.

니나 스퇴트룹 라르센(NINA STOTTRUP LARSEN)과의 대화

 

김영나: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디자이너로서 우리에겐 어쩌면 더치 디자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낡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담론이 형성되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어볼 만 한 주제이기도 하다. 덴마크 출신이면서 네덜란드에서 헤릿 리트벨트 아카데미와 얀 반 에이크 아카 데미에서 교육을 받았고, 졸업 후에도 암스테르담에서 지내고 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자신에게 더치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는 현상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그리고 자신을 더치 디자이너라고 생각하는가?

니나 스퇴트룹 라르센(이하 니나): 말 그대로 네덜란드 국적이 아니므로 더치 디자이너는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고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 대부분이 네덜란드 안에서 지원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치 디자인의 경계 안의 디자이너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반적인 디자인 분야에서 지 속적으로 이러한 스타일에 대한 담론이 생겨나는 것은 디자인 ‘어휘’(VOCABULARY)다. 말하자면, 우리가 더치 디자인이나 스위스 디자인과 같은, 그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정의 내릴만한 언어가 정립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더치 디자인에 대한 담론은 현재 네덜란드나 암스테르담에서 파생되는 디자인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국적의 문제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김영나: 디자인 트렌드 혹은 스타일과 디자인 어휘 결핍을 관련지은 점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더치 스타일이나 스위스 스타일 혹은 뉴욕의 뉴웨이브처럼 지역적인 맥락과 연결짓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 지역의 역사적인 관점과도 관련이 있다. 그런 이유로 먼저 디자인 ‘어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맥락이라 생각된다. 어떤 면에서는 이것을 스타일 자체로 한정짓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디자인 어휘는 디자인 언어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현재의 더치 디자인은 우리가 동의하듯 스타일로 규정짓는 맥락 안에서 설명하기에는 굉장히 모호한 구석이 있다.

 

니나: 근현대 디자인에서는 그런 지역적 구분이 더 분명했으나 최근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가령 최근 가장 활발한 작업을 하는 율리아 본(JULIA BORN)이나 라우렌즈 브뤼너(LAURENZ BRUNNER) 등의 스위스 디자이너들이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두고 있고, 영국 디자이너인 윌 홀더(Will Holder)도 암스테르담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현재는 런던에서 더치 디자인의 맥락을 유지하며 활동하고 있다. 뉴욕, 브뤼셀, 스톡홀롬의 몇몇 디자이너들도 비슷한 경계 안에 속해 있다.

김영나: 그런 현상을 마주했을 때, 더치 디자인의 오리지널리티는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디자이너들의 작업에서는 영향 받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으나, 큰 연결고리는 불분명하다. 시각적인 스타일에서 오는 낯익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니나: 물론 어떤 이들은 시각적인 스타일만을 보고 그것을 카피하는 것으로 더치 디자인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스타일이 아마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급속하게 소비되고 전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일을 떠나서 최근에 네덜란드 혹은 암스테르담에서 생산되는 디자인에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디자인 과정과 기본 재료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든지, 디자인 과정 자체가 사유 방식이 되는 것이다. 즉, 콘텐츠를 상위에 올려두고 디자인 재료를 개념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코펜하겐은 형태와 이미지를 기본으로 하는 전통적이며 형식적인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김영나: 그렇다. 암스테르담은 그런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왜 이곳에서는 그런 접근이 가능할까? 교육의 차이일까? 네덜란드 예술 학교들의 한 가지 인상적인 점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바로 후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네덜란드의 비권위적인 성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또 결과적으로 수업 과정이 지시적이지 않고 실험적인 내용이 가능하고, 학생과 선생의 관계도 자유롭고 민주적인 분위기를 유도한다. 이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다.

니나: 네덜란드 교육의 그런 점은 특별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했던 네덜란드 국가적인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이들에게는 권위가 비효율적인 개념이다. 그리고 이런 개념은 당연히 사회, 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끼쳤고 이런 교육 시스템 안에서 젊은 디자이너는 실무를 병행하며 전임보다는 시간제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들은 필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교육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도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리트벨트에서의 경험은 교조적인 가르침을 받았다기보다 스스로 새로움을 발견해나가고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방법을 익혔다는 것이 적합하다.

김영나: 가끔은 이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그럼에도’ 네덜란드의 디자인 현장이 절대적인 유토피아로 비추어지는 데에 우려를 표하고 싶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으로 읽히는 것은 문화적인 디자인과 상업적인 디자인 사이의 큰 균열이다. 네덜란드에서 의미 있는 디자인으로 소개되는 대부분이 문화적인 맥락의 프로젝트로 한정돼 있고 이것이 디자인 전반을 대변하는 성향이 특히 강해서 가끔은 나라 전체가 커다란 갤러리로 보일 지경이다. 우리는 마치 화이트 큐브 안에서 문화적인 환영과 더불어 사는 것처럼 비추어진 다. 이 상징적 갤러리인 네덜란드는 비현실적이라는 의미에서 유토피아적인 개념과 잘 맞아떨어진다. 반면에, 문화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이너 사이에서는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죄악시하는 경우까지 생겨난다.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롭지 못하지만 기본적인 명제를 떠올린다면, 이런 현상은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 미국은 여전히 상업적인 프로젝트가 우세한 상황이라면 네덜란드는 그 반대의 끝 에 있다. 영국은 그 중간쯤에서 비교적 균형을 맞춰가려는 시도가 보이기도 한다.

니나: 그렇다. 네덜란드에서 문화적인 프로젝트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5~10년 안에 네덜란드에는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매우 궁금하다. 이곳에서 문화적인 프로젝트가 큰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최근 정치, 경제적인 이유로 이 지원 제도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었다. 분명한 방향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영나: 네덜란드의 문화예술 지원 제도는 잘 알려졌다. 그리고 그것이 외국 디자이너들이 쉽게 네덜란드에 머물며, 문화적인 프로젝트에 관여하며 지낼 수 있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곳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젊은 디자이너들은 일상적인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편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서 말 했듯 네덜란드의 유토피아적인 환상을 벗어나 현실을 바라보면, 많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문화적인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며 넉넉한 경제조건을 획득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많은 경우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고 그 럼에도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것 같다.

니나: 그렇다. 특히 외국 디자이너들은 자국을 떠나서 무엇인가를 경험하고 싶다면 기본적인 의지와 도전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가라는 점이다. 학생은 학업을 마치면 정치적, 경제적 혹은 문화적인 문제로 타국에 오래 남아 있기는 어렵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는 많은 조건이 비교적 우호적이다. 예를 들어, 젊은 디자이너들은 능력만 있으면 앞서 언급한 지원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그 제도는 국적에 배타적이지 않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자국의 언어를 강요하지 않는다. 영어만 잘 구사하더라도 지내는 데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 이런 점들은 다양성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네덜란드의 국민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관용은 인간관계의 네트워크 안에서도 발견 된다. 많은 관계가 긍정적이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이런 점들은 관계상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김영나: 동의한다. 우리는 디자인을 포함한 문화예술 네트워크 안에서 국적에 관계없이 혹은 국적을 잊은 채 지내는 경우가 많다. 국적에 따른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어떤 성향의 네트워크 안에 속해 있으며 그 성향의 문화가 중요하다.

니나: 사실 이 점은 네덜란드에서 좀 더 쉽게 발현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을 뿐이지,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는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 연합과 같은 국가 연대가 구조되어가면서 실제 물리적인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디자인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디자인에 대한 비슷한 의견을 갖는 이들끼리의 연대가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 조직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최근 디자인의 흐름을 만들어간다. 아마 더치 디자인은 그 네트워크로 구성된, 그리고 그 흐름을 이끌어 가는 형식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더치’는 그 어떤 직접적인 내용을 대표하지 않는다. 다만, 이 네트워크가 물리적인 중심을 두기 쉬운 배경 요소들이 네덜란드에 여럿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이 아닐까?

 

 

2010. 10. 06.

야나 뫼우스와의 대화

 

김영나: 얼마 전에 니나와 ‘당신은 더치 디자이너입니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암스테르담에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디자이너로서 공유할 수 있는 시각들이 많았다. 반면에 당신과 같은 네덜란드 디자이너와의 대화는 이 주제에 대해서 또 다른 이야깃거리들을 가져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야기하려는 더치 디자인의 맥락에서 진정한 의미의 내부자적 처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네덜란드 국적의 디자이너에게는 더치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또 그것은 네덜란드의 정체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야나 뫼우스(이하 야나): 첫 번째 글(8월호에 게재된 김영나의 디자인토크 1회)에서 언급했다는 스테델릭 뮤지엄의 예를 다시 생각해보면 몇 가지 네덜란드만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인 경합에서 선정된 프랑스 디자이너의 작업이 결실을 보지는 못했지만,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뮤지엄 아이덴티티를 외국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제안으로 작업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은 매우 ‘더치적’인 관용과 열린 태도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는 다른 문화에 대해 항상 호기심을 가진 모험가적인 기질을 설명하기도 한다. 아마도 매우 작 은 영토의 불리한 자연조건을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무역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국가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사회 문화 전반의 사고방식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영나: 그렇다. 무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가의 사고방식. 그것은 다른 문화 수입에 대한 관용도 있지만, 자국 문화의 수출에 대한 주도면밀함도 빼놓을 수 없다. 말하자면, 네덜란드에서 생산되는 많은 디자인도 자국 출신의 디자이너나 자국의 문화 맥락 안에서만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부의 시각을 통해 그것은 더치 디자인으로 알려졌으며 어떤 면에서는 그런 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은 네덜란드에 매우 효과적이다.

야나: 그렇다. 하지만 최근 그 관용, 열린 태도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유럽 전반이 정치적으로 보수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네덜란드는 극우파인 자유당(PVV)의 지지가 높아지며 그 세력을 중심으로 사회적인 다양성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매우 우려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네덜란드는 열린 태도를 포기하고 자국 문화의 보전에 힘쓰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에는 특별히 자랑스럽게 보전되어야 할 국가적 일상문화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김영나: 정말?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은 없지만, 네덜란드에의 일상문화는 매우 건조하다라는 느낌은 받았다. 가령, 음식문화가 유독 그렇지 않나? 날씨도 좋지 않은 편이고…. 그런데 그런 일상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건조하기 때문에, 오히려 창조적인 부분에 몰두하는 경향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건축이나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야나: 하하. 그럴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일상 문화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하고, 타국에 가서도 어려움 없이 잘 지낸다. 그리고 이런 점들은 당연히 더치 디자인 현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무역과 비슷하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의 물리적 존재를 믿게끔 하고 그것 의 실체는 비켜가며 브랜드 혹은 트렌드화 시키는 것. 가령 더치 디자인 전시를 기획한다면, 그것이 무엇 을 담고 있느냐에 관심이 있기 전에 더치 디자인이라는 브랜드 덕에 사람들은 기대하게 된다.

김영나: 그렇다면, 먼저 더치 디자인의 존재의 여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고민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첫 번째 글과 지난 니나와의 대화에서도 우리는 그 실제적인 존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맥락의 의문점을 ‘야나, 당신은 자신을 스스로 더치 디자이너라고 생각하는가’하는 질문으로 바꿀 수 있겠다.

야나: 일반적인 규칙에 따른 더치 디자이너라면 스스로 그 안에 포함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특히 네덜란드 국적인 나에게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기본적인 조건을 떠나서, 가끔 우리(야나는 그녀의 쌍둥이 동생 힐더 와 함께 뫼우스(MEEUSONTWEPT) 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다)가 일하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묻어나는 것을 본다. 가령, 우리는 장식을 싫어한다. 그리고 많은 디자인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을 때, 필요 없는 것들을 지워나가는 데 열중한다. 그것은 네덜란드의 칼뱅주의적인 성향과도 관련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풍족함에 대해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영나: 그렇다. 네덜란드의 국민성이 부유함과 높은 지위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에 대해 경멸을 느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풍족함에 대한 불신은 자연스럽게 권위에 대한 기대감을 사라지게 한다. 평등함이 미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야나: 평등함이 미덕이며 위계가 없는 관계는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리 주변에는 특히 선생-제자의 관계, 커미셔너-디자이너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낮은 위계의 사람도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무례함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불리한 조건으로 돌아오지도 않는다.

김영나: 니나와 나누었던 얘기 중에 네덜란드 디자인은 특히 문화적 맥락과 상업적 맥락의 균열이 심하다는 부분에 동의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야나: 예전에 네덜란드의 한 저명한 디자이너가 이렇게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좋은 디자이너가 되길 원한다면, 문화적인 커미션을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 조언에 동의하기 힘들었고, 약간은 실망을 했다. 문화적인 프로젝트 외에 주변에 디자인이 필요한 곳, 그리고 개인적으로 함께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있다. 오히려 문화의 범위를 벗어난 곳에 더 의미있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현실은 그 둘 사이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버렸다. 현재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들은 그 현실에 관심이 없고, 변화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김영나: 한국은 네덜란드와 비교했을 때 훨씬 이전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모델인 소규모 스튜디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들을 중심으로 문화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자리 잡기 시작 했다. 그 이전에는 몇 군데의 유명한 디자인 에이전시 개념의 스튜디오에서 상업적, 문화적 프로젝트들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디자이너들의 사고가 변화하는 것도 있지만, 클라이언트의 태도도 함께 변해야 하는 필요도 있다.

 

김영나 | 디자인, 작업, 삶. 이 모든 것의 내부적인 시선에 관심이 있다. 외부의 환경은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일 뿐이다. 그러 나 순수한 자아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면, 시간의 무게에 따른 외부적 정체성의 꼬리표를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아와 더욱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주변을 둘러본다. 2006년부터 네덜란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런 연유로 이번엔 더치 디자인을 개인적인 시각에서 이야기한다.

 

니나 스퇴트룹 라르센(NINA STOTTRUP LARSEN) | 덴마크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로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덴마크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헤릿 리트벨트 아카데미와 얀 반 에이크 아카데미(JAN VAN EYCK ACADEMIE) 졸업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직업에 대한 생각을 담은 『우리의 일상적 토론』(OUR DAILY DEBATES)을 출판하였고, 미디어 확장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작가와 디자이너를 협업한다.

 

야나 뫼우스(JANNA MEEUS) | 네덜란드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세인트 요스트 아카데미(ST. JOOST ACADEMY)와 베르크플라츠 티포흐라피(WERKPLAATS TYPOGRAFIE)를 졸업했다. 암스테르담에서 독립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2007년부터는 쌍둥이 동생인 힐더 뫼우스(HILDE MEEUS)와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 뫼우스온트베릅(MEEUSONTWERPT)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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