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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읽기의 확성기 ⑥ 성 안과 밖의 디자이너 -김의래-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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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읽기의 확성기 ⑥ 성 안과 밖의 디자이너 -김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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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읽기의 확성기 ⑥ 성 안과 밖의 디자이너 -김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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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사회의 성(城)

어떤 이들에게 현실은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 디자인 사회에서 성의 존재는 ‘불편한 진실’이거나 ‘행복한 진실’이다. 여기서 성은 계층과 계층을 구분짓는 경계선이며 그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될수록 진실을 말하기는 불편하다. 대부분의 사회에서도 그렇듯 디자인 사회에서도 그 존재는 인정하나 누구도 그 이유에 대해서 묻지 않고 공식적으로 그 이야기를 이슈화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그 존재를 모르거나 경계의 구분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고, 혹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그럴 수도 있다.

성의 존재를 디자인 사회에 한정지어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디자이너들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디자이너들이 그 원인도 아니다. 성은 전방위적이며 우리사회 깊숙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디자인 사회에서 성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 인색해 보인다. 이는 디자인이 예술가적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거나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착각 아닌 착각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디자인 사회는 성의 존재에 대해서 조용하다. 성 존재에 대한 침묵은 성의 존재로 이득을 취하는 이들에게는 현실을 감추는 행복한 진실이고, 그 성 안에 속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불행한 진실일 수밖에 없다.

분명 누군가는 성 안이나 성 밖에 거주하고 있다.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분야와 인간 관계가 그렇다. 성의 존재는 모든 분야에서 그 역사와 사회적인 분위기 덕에 ‘당위성’을 부여 받는다. 이런 환경 속에서 디자인 사회의 성도 조용히 더욱더 높이 성벽을 쌓아가고 성은 더욱더 견고해진다. 성 안에 거주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성 밖에 거주하는 디자이너 그 둘은 이제 서로를 이해하기에 그 거리가 너무 멀다. 근거 없이 구분된 경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분명해지고 그 경계를 건너기는 더욱더 힘들어진다. 성 밖에서는 성 안의 상황이 궁금하고, 성 안에서는 성 밖의 상황을 너무 모른다.

 

성 안이 궁금한 디자이너

성 밖에 거주하는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성 안에서의 생활이 궁금하고, 또 신기하다. 성 밖에서는 성 안 에서 이루어지는 소식을 입에서 입으로 전해 듣거나 가끔 소식지로 그 생활을 전해 듣는다. 이렇게 전해들은 소식은 늘 성 안에서의 생활을 멋지게 그려낸다. 성 안에 사는 디자이너들은 늘 철학이 가득 담긴 작업을 하며, 멋진 의뢰인과 작업을 하고 언제나 창의성을 좇는 것 같다. 이런 착각과 환상 덕분에 성 안에서의 생활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몇은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며 무시해 버리기도 하지만 그들의 작업이 새롭고 신기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과감히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성 안으로 들어가길 마음 먹는다. 하지만 성 안에서 거주하기 위해서는 성을 소유한 이들이 요구하는 몇몇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는데 자격조건이나 시험이 까다로운데다가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 시험에 통과하는 이들은 극히 소수다. 일부는 성 안팎을 수시로 드나들며 성 안에서 거주하는 듯한 인상을 심으려 하는데 성 밖에 있는 사람들이 성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동경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득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뒤에 ‘성 안과 밖을 너무 잘 아는 디자이너들’에 서 다시 분석해 보기로 한다.

 

성 밖에 거주하는 디자이너가 성 안의 생활에 참여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성 밖에 거주하는 탓에 성 안에만 들어 오면 스스로 성 밖에서 왔다는 자격지심에 주눅이 들거나 어떤 경우는 성밖 디자이너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경우도 있어 그 과정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자격지심은 알게 모르게 크게 작용하는데 성 안 사람들의 별것 아닌 말에도 상처를 받거나 기분이 상하기 십상이다. 이 모든 경우를 참아내어도 결국 성 밖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성 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소외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참여하거나 관계를 맺기가 힘들 때는 성 안의 생활을 모방하려고 노력 하는데 많은 것이 부족해 늘 불만이 많다. 성 밖 의뢰인들은 왜 성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처럼 세련되지 못하고, 수주 받은 일은 밋밋해 보이고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면 성 안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를 읽으며 자신을 달랜다. 반대로 모방하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록 성 안에 비해서 작고 부족한 자신의 터전이지만 그곳에 정착해 디자이너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는 성 안의 소식을 전하는 소식지에 대해서도 무관심이다. 경계 자체를 받아들이고 본인과 동떨어진 삶이라는 것을 인정함으로 성 안과 밖의 경계를 더욱 뚜렷이 한다.

 

성 밖을 모르는 디자이너

성 안에 거주하는 디자이너들은 오늘도 열심히 작업을 하며, 멀리 떨어진 다른 성들에서 들려오는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늘도 편지를 통해서 새로운 작업들을 접하고 성 안에 있는 디자이너들과 이 소식을 나누기 위 해 바쁘다. 최근에는 동쪽에 있는 성들의 작업이 새롭고 신기하다. 동쪽에 있는 성들의 소식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접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때마침 동쪽의 성으로 여행을 떠났던 이들이 하나둘 돌아온다. 그들에게서 듣는 생생한 동쪽 성의 소식, 그곳에서 배우고 익힌 작업들은 새롭고 멋지다. 그들은 성 안 구석구석에 초청받아 자신들이 보고 느낀 것들을 전달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영향을 받아 동쪽의 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이렇게 몇해가 지나면 동쪽 성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들이 식상해지기 시작한다. 한참을 베끼고 체득하니 동쪽 성 작업에 대한 관심도 시들시들하다.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던 차에 이번에는 서쪽에 있는 성의 작업들이 궁금해진다.

멀리 떨어진 다른 성들의 작업을 공부하고 따라하기에 정신이 없는 동안 성 밖의 디자이너들이 찾아온다. 친분은 없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성 안 디자이너들을 찾아온다. 그들은 작업이 대단하다며, 이것 저것 물어본다. 작업은 어떻게 하는지, 어떤 작업들이 인상 깊었는지… 어느 순간 성 밖에서 성 안 디자이너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관심은 성 안 사람들에게 큰 자부심을 만들기도 하고 자만심을 만들기도 하는데 계산이 빠른 이들은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하여 성 밖에서 유명한 스타 디자이너가 되려고 한다. 성 밖의 상황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작업을 하고 어떤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지 모른 채 막연히 그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성 밖에 발행하기 위한 소식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성 안의 소식만 전하는 탓에 한정된 기사거리 내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기사를 소식지에 싣게 된다. 소식지 여기저기에 비슷한 기사들이 많지만 딱히 방법은 없다. 간혹 성 밖 소식 을 싣는 경우도 있지만 한정적인 건 사실이다. 소식지를 통한 반복된 성 안의 소식은 의도치 않는 홍보효과를 만들어 성의 안과 밖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짓는데 한 몫을 한다.

 

성의 안과 밖을 잘 아는 디자이너

성의 안과 밖을 잘 아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성 안과 밖을 왕래하며 경계 안팎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위에서 이야기하는 ‘성 안이 궁금한 디자이너’와 ‘성 밖을 모르는 디자이너’사이의 단점과 장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계선에 두 발을 다 걸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성 안팎의 차이를 기회주의적으로 활용하여 이득을 취하거나 문제점을 제기하고 투쟁하는 혁명주의적인 형태로 구분된다.

기회주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성 안 사람의 ‘권위’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한다. ‘권위’란 경계의 안과 밖의 차이로 생기는 것으로 보통 ‘성 안이 궁금한 디자이너’가 갖는 성 안 생활에 대한 ‘동경심’에 기생한다. 덕분에 ‘권위’의 힘은 막강해지고 ‘권위’에 기댄 이들은 이득을 취하기 쉬워진다. 성 안 태생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성 밖에서 ‘교수’의 직함을 달기 쉽고, 성 안 생활을 동경하는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쉬워진다. 성 밖에서는 능력보다는 태생의 문제로 일을 얻기도 수월하고, 또 활동 영역도 넓다. 현상이 이렇다 보니 너도 나도 성 안 출신에 들어 ‘권위’에 기생하거나 성 안의 출생이라며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분명 ‘성 안 이 궁금한 디자이너’들 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이득을 취하기 수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혁명주의적인 형태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의 존재에 대한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물리적 경계가 갖고 있는 비합리적인 문제점을 고발하는 사람들이다. ‘성 밖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성 밖의 상황을 외치고 특히 앞서 이야기한 기회주의적인 디자이너들에 대해 비판적이다. 기회주의적인 디자이너들이 경계를 더욱 뚜렷이 하고 문제점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성의 문제가 디자인 사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에 이들의 투쟁은 힘겹고 버겁다.

 

견고하고 높은 성벽

성벽은 높다. 오랜시간 견고하게 쌓아올린 성이기에 그 단단함을 무너뜨리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렇게 쌓아 올린 성을 이제는 왜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단지 오래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그 자리에 있기에 그 존재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당위성’을 힘으로 그 경계 안과 밖의 간격은 더 넓고 깊어진다.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성 밖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반대는 막연한 환상만 갖는다. 계속해서 동쪽이나 서쪽에 있는 성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상황 속에서 발전은 제한되고 성벽은 더욱더 견고하고 높아진다. 이런 구조는 디자인 사회를 밖으로 뻗어 나가지 못하게 하고 서로 좀먹게 만드는 상황만 반복한다.

견고하고 높은 성벽을 무너 뜨리기는 힘들다. 디자인 사회가 힘을 합쳐 투쟁한다고 해도 너무 오랜 시간동안 여러 분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그 엉킨 실타래를 풀기란 불가능하다. 전 사회적인 문제를 디자인 사회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분명 한정된 부분만이라도 해결책은 존재할 수 있고 시도할 수 있다.

성 벽은 견고하고 높으나 분명 성을 왕래할 수 있는 문이 있다. 그 문을 왕래하는 이들이 있고 그들은 앞서 이야기한 ‘성 의 안과 밖을 잘 아는 디자이너’가 된다. 그 문의 크기와 수가 제한적이고 좁지만 ‘문’의 존재는 우리에게 희망적이다. ‘성의 안과 밖을 잘 아는 디자이너’의 존재는 숫자가 적을 수록 경계의 차이를 개인의 이득으로 활용하지만 반대로 그 수가 많아지면 물리적 경계의 차이는 의미없는 것이 된다. 성벽의 경계로 인해 만들어진 착각과 오해는 그 경 계를 오갈 수 있는 문으로서 해결 될 수 있다. 제한된 수와 좁은 크기의 문을 더 많이, 그리고 더 넓게 만드는 것은 디자인 사회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는 인터넷과 같은 매체나 성 안팎의 연합된 모임 등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으며, 그 이외에도 개인이 생각하는 어떤 방법으로든 그 안에 소통이란 목적이 있다면 견고한 성벽에 문은 만들어 질 수 있다. 견고한 성벽에 만들어진 조그만 문들은 ‘성 안이 궁금한 디자이너’에게는 성 안 생활의 상황을, ‘성 밖을 모르는 디자이너’에게는 성 밖의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밖으로 뻗어 나가지 못하게 하고 서로 좀먹게 만드는 상황’의 공동체 문제를 최소화하고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김의래 | 그래픽디자이너, 디자인 읽기(www.designreading.com) 필진이며 현재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밈(mim)을 운영하고 있다. 학벌과 학연이 만들어낸 견고한 성은 의도치 않게 안과 밖을 구분한다. 물리적 경계는 안과 밖의 관계를 단절시키며 차별한다. 디자인 사회의 경계라는 범주 안에서 각 디자이너의 상황을 짚어 보고 경계의 문제를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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