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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읽기의 확성기 ⑮ 타이포그래피 야(野)!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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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읽기의 확성기 ⑮ 타이포그래피 야(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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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읽기의 확성기 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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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야(野)!

 

대한민국에서 타이포그래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타이포그래퍼로 살아간다는 것은 철학적 자아 성찰이나 단순한 고민을 넘어서 생존의 문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왜 타이포그래퍼로 살아가는가”가 아닌 “어떻게 해야 타이포그래퍼로 살아갈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건 몇몇의 문제가 아닌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하고 업으로 삼는 사람들 대부분의 문제이다.

타이포그래피는 간단히 이야기하면 글꼴을 선택하고 배열하는 기술을 말한다. 활자시대에는 활자를,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는 디지털 글꼴을 상황과 목적에 맞게 심미적으로 선택해서 배열하는 작업이다. 활자시대에 활자는 타이포그래피의 물성적 토대였고, 기술의 핵심적 요소였다. 그리고 지금은 활자 대신 디지털 글꼴과 워드프로세서가 그 토대를 대신하고 있다. 인류가 진보함에 따라 타이포그래피의 토대도 물성에서 비물성으로 변했고, 그에 따르는 타이포그래퍼의 역할과 대우도 변화했다.

활자시대는 타이포그래피가 탄생한 시대다. 인류사에 있어서 활자 발명이 갖는 의미가 중요한 만큼 타이포그래퍼로서의 명예와 상업적 성공은 보다 쉬웠다. 활자가 정보 전달과 기록을 더욱 수월하게 하고 폭넓은 확장을 가능하게 만들었기에 인간사는 진일보 했고, 그만큼 타이포그래피는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혹은 그 이전부터) 타이포그래피는 그 가치의 토대인 활자가 사라짐으로 해서 시각표현의 가능성 이외의 경제·산업적 가치는 물론 모든 부분에서 하락세를 걷는다. 타이포그래피가 과거에는 활자라는 물성에 기대어 발전해 왔지만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서 비물성에 기대어 발전하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기술이 되면서 하락세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타이포그래피가 디지털 시대에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기술이 되긴 했지만 사람마다 그 기술력에 차이가 있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다만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게 된 것이기에 과거에 그것이 가졌던 가치보다 하향 평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무엇이든 그것이 누려야 하는 마땅한 가치보다 희소성의 가치가 더 중요한 상징을 갖는 시대이다. 이 불편한 진실은 곧 타이포그래퍼의 비극이 된다. 일반인들이 갖는 타이포그래피의 가치는 점점 잊혀져 가는 반면 (시각정보를 다루는) 디자이너들에게는 언제나 중요한 가치로서 인정받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디자이너들 역시 타이포그래피 기술에 대한 인식이 떨어졌던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그것은 후천적인 고등교육을 통해 얻게 된 인식이다. 이처럼 고등교육을 받은 특정 소수에게는 중요한 가치를 갖지만 그것이 물성이 아닌 상태로 누구나 복제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일반인들에게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라기는 더욱더 어려워 진다. 그래서 명품은 무한 복제가능한 비물성인 상태로 존재하기 힘들다. 이런 환경은 학생으로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타이포그래피의 다양한 가치를 인지해 간다고 하더라도 어떤 면에서 그것은 오타쿠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적 대우를 받게 된다. 오타쿠가 추구하는 가치는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만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타이포그래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당연하지만)좋을 것 없는 상황이다. 작은 시장성과 구매자의 몰취향, 게다가 거래 관계의 수직적 구조가 당연시 되는 우리나라에서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 받기는 어려운 일이다. 디자인 본래의 가치보다 적은 비용, 턱 없이 부족한 시간과 싸워야 한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하고자 하는 친구들은 매년 수천 명에 달하고 또 졸업한다. 학교에서는 과거나 지금이나 타이포그래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 매년 배출되는 전공자의 수가 줄어들 것 같지 않다. 포화 상태는 계속해서 상황을 악화시킨다.

인력 과포화 상태는 디자인 분야만의 문제가 아닌 급속하게 성장한 우리나라 대부분이 갖는 심각한 문제점 중 한가지이다. 기존 세대가 쌓아 올려 놓은 성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야 하지만 급속한 성장에서 우선 자리 잡은 기성세대들의 성벽은 언제나 경고하게 쌓여있다. 이때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게 되는 산업은 교육이다. 비집고 들어갈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잘 비집고 들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을 가르치는 일 말이다. 타이포그래피 분야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타이포그래피 전공자들 중 소수는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 기존의 그룹 자리에 들어가는 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비정상적으로 커진 ‘교육 시장’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수요보다 공급에 힘쓰게 된다. 그럼 전공자들은 계속해서 배출되지만 사회에서 그들이 설 자리는 점점 부족하게 된다. 설 자리가 부족해진다는 것은 독립하기 힘들어 진다는 말과 같다. 아무리 중요한 사상도 먹고사니즘의 근본을 위협받는 현실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다. 타이포그래피가 그렇다.

타이포그래피 교육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교육 시장 내부의 자체적인 경제 구조도 덩달아 커진다. 그리고 그 시장에서 득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 질수록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시장은 본래의 정상적인 구조와 규모로 돌아가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 교육은 경제 산업과 연계하기 보다 내부 구조를 견고하게 하는 쪽으로 발달하게 된다. 즉, 교육을 위한 교육만 강화되고 경제 산업과의 연결 고리는 더 느슨해진다. 교육의 소비자가 되는 학생들을 위한 책, 세미나, 학원 등은 늘어나지만 그 구조들에서 산업적인 것과의 연관성은 찾기 힘들다. 이 같은 비현실적인 타이포그래피 교육의 현실은 타이포그래피 교육을 받은 후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일 리 없다.

비정상적인 교육 시장에서 생기는 또 다른 문제는 ‘교육을 위한 교육’을 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경쟁이다. 대학 교수가 대표적인데 과거와는 달리 대학 교수들은 계속해서 ‘교육을 위한 교육’에만 힘쓴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해외 유학이다. 유학은 학문적 발전을 위한 목적보다 교육시장의 착취 순환 구조에서 지배층에 속하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경제·산업적 측면에 관심을 두지 않고 해외 유학을 가는 이들이 늘어난다. 국내에 대한 현실감각 없이 떠난 그들이 다시 한국에 돌아와 교육자로서(혹은 교수로서) 자리잡게 되면, 그들이 강조하는 타이포그래피의 중요성이 오타쿠의 그것 이상이 될 수 있을까? 또 그들 밑에서 수학해야 하는 학생들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런 분위기가 자본주의의 디자인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타이포그래퍼들에게 어떤 경제·상업적 연결 고리를 갖게 만들지 의문이다. 좋든 싫든, 옳든 그르든 우리는 자본주의의 구조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포그래퍼로 활동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이 언제나 홀로 고군분투해야 하는 외로운 싸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교육의 영역과 경제·산업적 영역의 결속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속을 통해 생겨난 힘으로 외부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마찬가지로 디자이너의 권익을 보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런 결속은 타이포그래피 분야에 첫발을 막 내디딘 디자이너나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이포그래피 분야의 어른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이것은 ‘학회’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지금도 많은 학생들은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대학에 진학한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시각디자인학을 전공할 것이고, 또 일부는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할 것이다.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된 학생들은 스타 디자이너를, 자신의 교수를 보면서 꿈을 키워 나갈 것이다. 그들에게 적어도 타이포그래퍼로서 활동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선행하는 디자이너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자, 의무이다.

 

김의래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홍대에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밈]을 운영하고 있다. 타이포그래피와 그 교육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 전반의 갈등과 대립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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