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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농부의 한글디자인 이야기 ① 이규봉의 작품이야기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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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농부의 한글디자인 이야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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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봉의 작품이야기

/ 이규봉

 

제 작품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디자인입니까? 그래픽인가요? 혹시 캘리그래피는 아닌지? 그도 저도 아니라면 캘리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캘리그래피그래픽? 저는 모르겠습니다. 과연 어디에 해당될까요?

 

 

제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90퍼센트 이상이 연필로 습작을 하다가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싶으면 컴퍼스, 로트링자 등을 이용하여 손으로 그리고 이것을 스캔하여 컴퓨터로 마무리 작업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독자 여러분들께 저의 작품들의 정체성에 대해 정의를 내려달라고 말씀 드리는 이유는 제가 그래픽이나 디자인분야의 문외한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제 소개부터 드리지요. 저는 전북 진안이라는 곳에 사는 시골사람입니다. 언필칭 귀농인인데요, 농사도 짓고 있지만 농사를 지어본 과거의 이력이 없는데다 더구나 된 농촌살이를 해 본 경력도 없는 제가 ‘귀농’이라니? 참으로 웃기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시골에서 농사도 지으며 한글디자인을 비롯해 이런저런 일들을 하며 살고 있는데 벌써 13년째 맞는 농번기가 코앞에 닥쳐왔습니다. 10년은 남의 논밭을 빌려서 ‘텃밭 농사’식으로 해왔기에 아직까지는 농사에 대해서도 초보 농사일군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10여 년간 거의 지속적으로 무농약, 유기농 농업을 시도해 보았기에 여러 가지 잡다한 농사 지식과 많은 실패의 경험담은 가지고 있지요.

제 작품과 관련한 저의 경력은 농사경험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아예 전무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디자인, 그래픽, 캘리그래피 그 어떤 분야, 심지어는 광의의 미술과도 아무런 연관없이 살아왔답니다. 그래도 구태여 기억을 더듬어 따져보자면, 중학교시절 미술부 활동을 1년 했었군요. 또, 취미 삼아(호기심에서) 고교시절부터 이따금씩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을 보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11시간씩 야간완행열차를 타고 구경간 적이 몇 번 있었군요. - 처음에는 왕복 23시간의 비둘기호였고 마지막으로 가 본건 아마도 14시간 정도의 통일호였을 것임 - 이것이 제 미술경력(?)의 전부랍니다.

지나간 달력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이나 사진을 오려서 벽에 걸어놓기도 하고, 우연히 마주친 화첩이 있으면 몇 점 모으기도 해보았지만 이런 행동은 굳이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하는 행동이고 저는 오히려 평범한 수준의 미술애호가들보다도 그림에 관심이 적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군요. 그러나 그래도 마음으로는 그림을 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제가 ‘혼불’을 시작으로 일련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최명희 선생의 소설 『혼불』을 접하면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동기를 실현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도시의 직장생활이 아닌 시골 살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동기부여를 얻게 된 그 당시는 시골에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전주에 살면서 진안으로 농사를 지으러 다니는 도시와 시골을 오고 가는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일과의 많은 부분이 시골에서 이루어졌던 때였습니다. 여름, 겨울의 농한기와 비오는 날, 너무 뜨거운 날 등 느닷없이 한가해진 시간들에 마주하게 되자, 시와 소설 그리고 음악 등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평화와 여유가 생겨났습니다. 그러다가 직접 손에 쥐어 본 붓과 스케치북, 이렇게 저의 한글 작품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답니다.

전주에 살면서 접한 최명희 선생의 소설책들은 단락 단락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책이 절판되었고 새로 출간을 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지요. 이때 든 생각이 ‘그래, 이런 훌륭한 소설의 제호를 그에 걸맞게 만들어보자’였습니다.

‘혼불’이 가진 이미지가 어떤 것일까를 마음속으로 그려보다 ‘영혼의 불’이라면 ‘이렇게 피어나는 불꽃의 모습이 아니겠나’하는 느낌이 들어 글자를 불의 형상이 되도록 그려보았답니다. 또 최명희의 소설에서 묘사된 남자의 혼과 여자의 혼이 각기 다르므로 ‘혼’은 여성의 이미지를 묘사하고, ‘불’은 남성의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글자는 1996년 여름에 완성되었는데 소설의 저작권을 가진 분과 연락이 되는 전주의 ‘최명희문학관’을 찾아가 제호로 사용할 의사가 있는지 타진해 보았는데 결국 책이 발간될 때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아리랑’이라는 글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진안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전주에 거주하면서 도립국악원에서 국악기를 배웠는데 아시다시피 전주에서는 시민들이 국악을 익히기에는 최고의 체계를 갖추고 있지요. 야간에 한 시간씩 익히는 것인데 비용도 아주 저렴하고요. 음치였던 제가 그곳에서 국악의 음계를 배우다 보니 아리랑의 음계에 따른 이미지를 글자로 표현해 보고 싶어졌지요. 저의 작품 ‘아리랑’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기준음인 황(黃)의 평이하면서 맑은 소리는 크고 둥근 아의 ‘이응’과 길게 뻗는 ‘ㅏ’로 나타내었고, 구비구비 돌아가는 아리랑고개 같은 ‘리’는 낮으면서 물 흐르는 듯한 모양으로, 고개를 넘어가는 듯 크게 높아졌다 낮아지는 소리 ‘랑’은 큰 고개를 넘어가는 모습으로 형상화시켰지요. 이 두 작품이 제가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기 시작한 시초가 되었습니다.

다음 글은 '한글 쓰임새에 대한 생각' 특히 '한글간판문화'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제 작품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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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태어나고 유년기를 보낸 곳은 상림숲입니다. 지금도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면 유년시절, 밤낮없이 눈만 뜨면 가서 뛰놀던 상림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부산 바다가 또 다른 고향입니다. 여름철 태풍이 몰려 오는 계절이 되면 송도 앞바다에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과 엄청난 파도의 일렁임, 부딪힘. 하지만 고요한 물빛에 포근한 잠자리 같은 해운대의 바닷가는 친구 녀석과 소주 두어 병에 쥐포 몇 마리로 밤을 지새우기에도 그만이었죠. 진안 고원 산간에서 산과 더불어 농사 짓는 저는 여전히 바다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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