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Graphic Design For Fashion / 김영진

Special Feature

 

Graphic Design For Fashion

 

패션의 지평을 확장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들

박창용 / 김원선 / 나승 / 이용정 /

김세일 / 김영진 / 양윤정 / 옥근남 /

표기식 / 이영란 / Cy Choi

 

이달 <지콜론>은 패션이라는 분야 혹은 주제를 대상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패션이란 무릇 허울이자 허명이며 사치이고 겉치레일 뿐이란 낡은 비판에 준거하자면, 이들은 오히려 패션 디자이너보다 장식과 물신을 조장하는 장사치들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패션이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그릇, 혹은 아름다움에 대한 어떤 추구라는 것을 긍정한다면, 이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근거와 원칙 속에서 패션의 지평을 확장해온 선구자들이기도 할 것이다. 육체와 의상에 더욱 역동적이고 풍부한 관점을 부여하며 시대를 표현하고 문화를 선도하는 감각적 에너지, <지콜론>은 패션 속 그래픽 디자인을 그렇게 봤다. 오스카 와일드는 “세상의 미스터리는 보이는 세계에 속해 있다”고 일찍이 썼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이달 특집을 통해서 물질문화를 지시하는 디자인 그 자체, 그리고 그 전면에 드러나는 일상과 판타지의 미스터리를 확대해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획 및 진행 <지콜론> 편집부

디자인 나은민

사진 스튜디오 Salt

--------------------------------------

김영진

 

김영진은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다. 혼자 그렸던 그림은 물론 지난 몇 년간 진행한 다양한 패션지 및 브랜드와의 작업은 그의 패션에 대한 일관된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증명한다. 그의 홈페이지 타이틀 ‘Fashion Expressionism’은 앞으로 김영진의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을 지칭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에디터 박현진 

 

패션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계기를 말해달라     학창시절부터 패션과 패션지를 좋아했다. 고3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미대 진학을 결심한 것도 패션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개인작업을 하면서도 항상 ‘패션적인 것’을 고민하게 되더라. 또 상업적인 작업과 개인 작업을 병행할 생각은 처음부터 했다. 2008년 5월호 <아레나 ARENA>에 첫 작품을 싣게 됐고, 졸업을 하면서 운 좋게 일이 이어져왔다. 잡지도 여성지, 남성지 가리지 않고 꾸준히 했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와의 작업까지 연결 되었다.

 

‘패션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전문 영역이 있다. 본인 작업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패션일러스트레이션은 주로 패션디자인 관련 학과에서 수업으로 진행된다. 옷을 디자인하는 과정 중의 스타일화이고, 이미지를 전달하기 보다 디자인 자체를 보여주는 기능적인 역할이 큰 장르인 것 같다. 예전에 잠깐 패션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는 전문 학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수강생과 강사들 모두 패션 관련 학과 출신이 많고, 대부분 취업이나 유학 준비가 목적인 경우였다. 또 내가 스타일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 작업을 패션일러스트레이션과 패션을 소재로 한 그림의 중간 개념으로 생각하고, 패션과 패션문화 자체에 더 집중하고 의미부여한다.

 

최근 작업으로 갈수록 스타일이 다양해지는 것 같다. 상업적인 일에 본인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나     상업적인 일은 자연스럽게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고, 일차적으로는 전달받은 콘셉트에 맞게 작업을 해야 한다. 에디터는 내게 클라이언트나 마찬가지다. 의뢰를 받는 입장에서 기획의도에 맞추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이 당연하다. 결과물에 얼만큼 내 스타일이 관철됐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지 않은 것 같다. 또, 최근 작업들이 달라 보이는 이유 중에는 기술적인 부분도 있다. 그때는 대부분이 수작업이었고, 시각적으로도 내 색깔을 많이 고민 했다.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을 많이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기술을 배우면서 다양하게 다뤄보는 과정이다.

 

좋아하는 작가는     에곤 실레와 클림트. 그리고 앤디 워홀를 비롯한 팝아트 작가들도 좋아한다. 그들의 감각적인 드로잉과 색감, 다양한 표현 기법에 자극을 많이 받고 작업에 응용하려고 한다. 또 패션디자이너들의 옷을 좋아하는데,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퀸은 환상적이다. 그들의 옷에 표현된 컬러나 패턴 구성 등은 작업 할 때 많은 영감을 준다. 또 프랑소와즈-마리 바니에, 닉 나이트 같은 패션 사진 작가들도 좋아한다.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브랜드나 디자이너는     역시나 존 갈리아노. 한국 디자이너 중에는 이상봉, 송지오.

 

브랜드와의 작업은 어떤가     작업 과정 자체는 매거진과 많이 다르지 않다. 장점은 아무래도 회사이니 만큼 일의 규모가 크다는 것. 다만 전문적인 에디터나 기획자가 없는 경우가 많아 기획의도가 구체적이지 않거나 포괄적인 느낌이 있는 반면, 표현의 수위나 범위는 제한적인 것 같다.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매거진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다양하기는 하다.

 

김영진의 개인 작업들

 

 

‘패션’일러스트이기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까     패션지 기사의 종류는 다양하고, 일러스트도 기사 성격에 맞춰 삽입된다. 패션 기사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는 선 하나만 그었어도 감각적으로 보여지는 게 중요하고, 그림의 작은 요소들에서도 패션의 단면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일단 패션이라는 텍스트 자체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분야 아닌가? 나도 작업할때 감각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패션지에서 일러스트가 메인이 되진 못하는 것 같다     패션지의 중심은 아무래도 사진이 될 수 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대중들에게 옷이나 제품을 정확히 전달해야 하니까. 일러스트는 옷이나 제품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한 장식적인 요소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또 요즘은 광고와 사진, 일러스트 등 다양한 매체들이 결합된 형태가 많아 일러스트만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해외는 국내에 비해 인상적인 패션그래픽이 많다. 무슨 차이 때문일까     외국에는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작가들이 많다.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툴을 사용한다. 한국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따라잡기는 했지만, 콘텐츠의 전반적인 수준은 외국에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또 패션 쪽은 기획자와 아티스트 각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서로 소통하는 과정 중에 결과물이 많이 달라진다. 일러스트레이터도 그렇지만, 해외에는 뛰어난 감각의 아트디렉터가 많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외국의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한국도 많이 따라잡기는 했지만 아직은 소수인 것 같고,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갔다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 외국은 큰 브랜드들의 광고에서도 일러스트나 그래픽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한다. 반면 한국은 아직 광고에서 모델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래픽이 활용되는 범위도 좁은 것 같다.

 

외국의 환경이나 시스템을 경험하고 싶진 않나     정보를 수집하거나 기술적인 부분은 한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 가끔 아쉬운 점은, 외국에는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위한 에이전시가 많다. 혼자보다 함께 하면 작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또, 시스템과 다른 맥락이지만 한국을 벗어난 새로운 자연 환경에서 다양한 감각을 경험하고 싶다. 예전에 여행했던 스페인의 여름에 반했던 적이 있는데, 그런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면 왠지 작업도 더 좋아질 것 같다.(웃음) 도시에서 나고 자라 갖게 된 판타지 인 것 같긴 하다.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열심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한국은 단행본 삽화 작업이나 동화 일러스트는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고, 커뮤니티도 많다. 그런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또, 일러스트를 정말 좋아하고 잘 맞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것도 명심했으면 한다.

 

앞으로의 꿈은     아직은 일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다. 또 일을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일이 들어오거나 성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인맥을 넓히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개인 작업도 틈틈이 하고 있는데, 많이 모이면 언젠가는 전시도 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갤러리도 좋겠지만 내 작업에 어울리는 패션 매장에서 전시해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CHANEL IN THE WINTER’,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코리아> 2010년 10월호

 

‘Double Personality’,

<블링> 2009년 11월호

 

‘STAR WARS Seoul invasion’

아디다스 오리지널과의 스타워즈 작업

 

안경브랜드 ‘ALO’와의 작업

 

‘charisma or Diesel Timeframes’

<블링> 2009년 8월호

 

‘Real Aloud’

<블링> 2010년 10월호

 

사진과 함께 작업한 제품 이미지

review

게시물이 없습니다

list write

Q & A

게시물이 없습니다

list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