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아티스트의 워크샵-브루노 무나리

g: Special Feature

아티스트의 워크숍 / 01

브루노 무나리 Bruno Munari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일만, 혹은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하루에 멍 때리는 시간이 중요하고,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중요하고 인생에서 노는 시간이 중요하다. 잘 놀고 잘 쉬고 제대로 멍 때리는 시간에는 창조력이 나올 여백이 있다. 세상에서 지금껏 많은 아티스트들이 워크숍을 진행했지만, 몇몇 사례만 살펴보고자 한다. 디자이너, 혹은 아티스트인 이들은 저마다의 창의력으로 어떤 교육을, ‘잘 노는 시간’을 ‘디자인’했다. 놀면서 배우자, 혹은 그냥 놀자.

에디터. 박선주 / 자료협조. Corraini

이탈리아의 출판사 꼬라이니(Corraini)에서 진행한 워크숍들

 

“어린이들이 평소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기술을 습득하고, 시각 언어의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놀이’를 발명하여 제안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루노 무나리는 파블로 피카소가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칭할 만큼 순수예술에서부터 건축, 디자인, 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에 광범위한 족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을 연구하여 어린이 조형교육에 특별한 업적을 남겼다. 말년에는 일본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기초 디자인 워크숍을 다년간 진행하여, 그와 관련된 그림책과 완구들을 디자인했다. 그가 보여준 호기심과 독특한 상상력, 끊임없는 실험과 창조의 정신은 어린이들의 전매특허이니, 그의 작업이 어린이에게로 가 닿은 건 사실 당연한 여정처럼 보인다. 주목할 점은 이 워크숍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디자인 워크숍을 시작한 사람 역시 무나리였는데, 1977년 브레라 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첫 번째 워크숍 <아트와 놀자>를 시작으로 무나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디자인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놀이’를 디자인의 중요한 지점으로 생각한 브루노 무나리가 고안한 창의적인 워크숍의 경험을 통해 어린이와 어른 모두 세계를 좀 더 풍성하게, 아름답게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는 브루노 무나리의 세 권의 책을 통해 그 일면을 경험해보고자 한다.

 

DRAWING A TREE

브루노 무나리의 워크숍 시리즈 책들은 창의적이고 시적인 상상력을 보여줌으로써 선생님과 학생, 어른과 어린이들이 그 상상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다. 기본적인 방식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결과물들을 다양하게 만들어낼 수 있게끔 디자인되어 있다. 그 중 한 권인 『DRAWING A TREE』에서 브루노 무나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무를 그릴 때, 모든 가지는 그 전의 가지보다 가느다랗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나무의 몸통은 두 개의 가지로 나뉘어지고, 그 가지는 또 두 개로 나뉘고, 각각은 다시 두 개씩으로 나뉘어집니다. 당신이 전체 나무를 다 그릴 때까지 그 가지들은 똑바로 자라거나 구불구불하거나 굽어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혹은 바람 때문에 옆으로 구부러질 수도 있을 겁니다.” 나무를 그리는 천 가지 방법을 알려주는 책, 혹은 단 한 가지 원리만을 알려주는 책. 그 어떤 것도 서로 똑같지 않은 나뭇가지들은, 사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보물 같은 것이다. 브루노 무나리는 사람들이 지나칠 수 있는 그 보물을 가지고 자연 속에 있는 조형 원리와 세계의 경이로움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준다. 그러면 드로잉의 즐거움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 이 워크숍은 혼자서도 할 수 있고, 교실 바닥에서 한 반이 다 같이, 혹은 더 큰 규모로, 동일한 원리를 공유하며 공동의 나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 Bruno Munari 1978. Maurizio Corraini s.r.l. All rights reserved

 

ROSES IN THE SALAD

브루노 무나리를 따라 야채 가게에 가서 양배추와 파프리카, 치커리와 셀러리, 양파를 사온다.(무르지 않은 것일수록 좋다!) 보라, 빨강, 파랑, 검정과 초록 잉크패드를 준비한다. 야채들의 단면을 잘라 잉크패드에 묻혀 종이에 찍으면, 야채 안에 숨어 있던 장미가 나타난다! 어쩔 때는 (아마도 양배추의 경우) 나무이기도 하다. 그 나무 뒤에는 (붓꽃의 꽃받침 부분을 잘랐더니 나온) Bernardino 군이 곤히 잠을 자고 있다. 브루노 무나리는 이런 식으로 상상력을 발휘한다. 같은 종류의 야채라도 똑같은 그림은 하나도 없고, 한 야채 안에서도 어느 단면을 자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그림이 나온다. 수염을 기른 아저씨가 나오는가 하면 눈 달린 콩도 나오고 외딴 섬도 나온다. 야채 속에 이런 세계가 있었을 줄이야!

© Bruno Munari 1978. Maurizio Corraini s.r.l. All rights reserved

 

-----------------------------------------------------------------------------------------------------------------------

*기사의 전문은 <지콜론> 2월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view

게시물이 없습니다

list write

Q & A

게시물이 없습니다

list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