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BRAND / BENETTON - A Colorful World

g: Special Feature 64

BENETTON

에디터. 유인경

자료협조. BENETTON

 

A Colorful World

색(Color)은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을 유발한다. 그 감정이란 것은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신기하게도 또 오묘하게 공감하고 소통되는 부분이 있어, 예를 들어 빨간색을 떠올리면 대부분 (이것 또한 개별, 국가별로 다를 테지만) 열정이나 사랑, 생명을 떠올리게 되는 것과 같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색은 생활 속에서 언어 도구로 활용되어질 수 있다. 색채심리학이 존재하고 상대방에게 좋아하는 색을 묻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매체의 메시지 전달 방법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색이다.이탈리아 브랜드 베네통은 바로 이러한 색으로 가치관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패션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사회적 캠페인 활동과 예술 사업으로 오늘날 특유의 정서를 지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베네통이 선보인 다양한 컬러는 당시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보기 드문 것이었다. 흰색과 검은색, 아이보리와 베이지, 브라운과 그레이가 대부분이던 무채색의 패션계에서 베네통이 선보인 하늘색, 핑크, 산호색, 청록색, 밝은 녹색, 에메랄드색 등의 생생한 비비드 컬러는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색은 곧 다양성, 즉 자유와 평등과 희망을 의미하는 이념으로 진화하며 베네통의 가치관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베네통은 대중이 공감하는 가치를 그들만의 색으로 공유하는 캠페인을 펼치며 그들의 철학을 전파해 왔다. 빈곤, 질병, 인종차별, 환경오염, 문화적 편견, 전쟁 등으로 얼룩진 현실 세계의 이미지에, 생생한 베네통의 색을 첨가함으로써 보다 직설적이고 직접적으로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빈곤퇴치 캠페인에 동참을 호소하는 나무 숟가락 편, 죽어가는 에이즈 환자를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을 담은 에이즈 편, 피부색이 다른 세 소녀가 혀를 내민 혓바닥 편을 비롯해, 바다에 유출된 원유로 기름 범벅이 된 새 편이나, 남녀 성직자가 키스를 하고 있는 신부와 수녀 편과 같은 광고와 캠페인은 그 자체로 ‘비주얼 저널리즘’이란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베네통은 세상에 뿌리 박힌 편견을 깨고 그들이 추구하는 비전, 자유, 평등, 희망을 전하는 방법으로 그들만의 색을 활용한다. 베네통의 색 안에서 서로 공감하여 하나가 되는 느낌은 눈으로 보는 색에서 영혼을 울리는 색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History

1965년 베네통 그룹은 루치아노 베네통, 줄리아나 베네통, 길베르토 베네통, 카를로 베네통에 의해 설립됐다. 장자인 루치아노 베네통은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세 동생과 어머니를 돌봐야 했다.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 신문을 배달하고 잡화점, 포목점, 스웨터 공장 등에서 일했는데 부지런했던 그는 사업 수완도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활동이 불편한 양복보다 개성있고 자유로운 스웨터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한 루치아노 베네통은 1955년 스웨터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때, 그의 보물 1호인 콘서티나(Concertina, 아코디언의 일종)와 남동생의 자전거를 비롯해서 가족이 제각기 아끼던 것을 내다 팔아 그 돈으로 중고 편물기 한 대를 들여놓으면서 스웨터를 짜기 시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베네통 가족이 처음 만든 스웨터 브랜드는 트레졸리(très jolie)였다. 프랑스어로 ‘매우 예쁜’이라는 뜻을 가진 이 화려한 색상의 스웨터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그들이 판매하는 스웨터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뛰어난 색감이었는데 그 밑바탕엔 루치아노 베네통의 타고난 감각과 명석함이 있었다. 당시 스웨터는 염색된 털실로 짜기 때문에 색상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루치아노 베네통은 스코틀랜드에서 양모 연화 기술을 배워 아이보리 털실을 뽑아냈다. 베네통 컬러의 비밀은 바로 이 아이보리 털실에 있다. 루치아노 베네통은 아이보리 털실을 250가지가 넘는 다양한 색상으로 염색하는 후염 가공 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베네통의 고유한, 밝고 생생한 느낌을 만들어 주는, 이 아이보리 털실이 후에 베네통의 컬러 왕국(United Colors of Benetton)을 건설하는 초석이 된다. 현재 베네통 그룹은 베네통과 시슬리, 스포츠의류 브랜드 플레이라이프, 킬러룹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120개국에 5,0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모기업인 베네통 S.P.A.를 비롯해 50여 개 계열사와 6,000여 명의 본사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베네통의 광고 캠페인

단순히 베네통 그룹의 홍보를 위함이 아닌, 다양한 사회상에 베네통의 가치관과 이념, 위트 를 담은 사회적 광고 캠페인들

 

파브리카의 다양한 사회적 캠페인

인종, 이념의 구분 없이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사실적이고 독창적으로 보여주는 캠페인 작품들

 

베네통 그룹의 혁신적 커뮤니티, 파브리카 FABRICA

베네통 그룹의 커뮤니케이션 센터인 파브리카는 1994년에 세워진 후 세계적으로 매우 독특한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 세계의 재기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창조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이 기관은 매해 25세 이하의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을 선발해 1년간의 장학금과 전문적인 트레이닝 기회를 제공한다. 매해 파브리카에 관심이 있는 80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포트폴리오를 보내오며, 엄격한 심사 후 몇 십 명만을 파브리카로 직접 초청하여 2주간의 실습 기간을 갖게 한다. 이때 모든 경비는 파브리카에서 부담하며, 이 2주간의 실습 기간 후 최종 선발이 이루어진다. 그들의 일원이 후에 자신의 길에서 작업을 지속하며 ‘사회적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파브리카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파브리카는 수년 동안 사회적으로 의식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쳐 다양한 성과를 이루어 왔다. ‘UN(국제연합)’, ‘국경 없는 기자회’, ‘세계보건기구’ 등과 함께 환경, 기아, 질병 등 지구상의 현실적 이슈와 소통 문제에 관해 캠페인 활동을 해왔으며, 제작한 각종 영화들이 칸느, 베니스, 아카데미 등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파브리카 건물 전경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창의력 넘치는 각종 작업을 통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곳이다.

 

베네통의 정신을 표현하는 또 다른 이름,

<컬러스> 매거진 

<컬러스>는 어쩌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을 정도로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전하며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매체다.

그들은 지저분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거나 때로는 지나치게 소소한, 이 세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91년 발행된 이래 ‘다양성을 긍정하고 모든 문화를 동등하게 존중한다’라는 철학을 기본으로 다양한 모습을 편견 없이 담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사람들이 지나칠 수 있는 제3세계 국가들의 문화와 생활을 소개하는 등 국경 없는, 자유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다털, 장난감, 교통수단, 똥(Shit) 등 친숙하고 일상적인 주제로 놀랄 만한 콘텐츠를 생산해내며 보는 이들에게 그들만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철저한 리서치에 기반한 심도 깊은 내용은 <컬러스>만의 개성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만나 놀랄 만한 콘텐츠로 완성된다. 오늘날 <컬러스>는 유럽에서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기 위한 영어 학습교재로 쓰이기도 하는 등 그 짜임새 있는 구성과 탄탄한 내용을 인정받아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

 

Interview

 

Benetton 그룹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

 

베네통이 설립되고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초창기에 지녔던 가치관이나 방향성은 어떻게 지켜졌나

루치아노 베네통 Luciano Benetton, 회장

처음부터 큰 기업을 세우겠다는 거대한 뜻이 있어 시작한 사업은 절대 아니었다. 그 당시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패션, 유행의 현상을 표현하고 대변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자들의 변화를 같이 느끼고 도시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는 제품, 그것이 베네통의 목적이자 콘셉트이다.

앞으로도 베네통만의 고유 스토리와 DNA를 지키고 상품의 질, 환경 친화, 베네통의 다양한 컬러, 베네통의 수준 높은 면과 울을 유지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떠올리는 베네통의 이미지는 ‘다양성’, ‘소통’, ‘글로벌’이다. 제3자가 아닌, 베네통 자신이 생각하는 ‘베네통의 스피릿’은 무엇인가

유 응우옌 You Nguye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결국 베네통 브랜드의 본질과 핵심, 그리고 영혼은 하나로 귀결된다. 인간의 개성과 다양성, 그리고 가능성을 기리는 것이 그것이다. 베네통의 창의 영토(우리가 우리의 영감을 이끌어내는 분야)는 예술, 디자인(패션디자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시대 정신을 모두 아우른다. 베네통의 핵심적인 역량은 물론 니트웨어와 컬러지만 동시에 베네통의 모든 활동은 인간적인 표현과 긍정성을 기리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디자인 및 건축 평론가 데얀 수딕 (Deyan Sudjic)은 베네통에 대해서 이렇게 썼다: ‘공예술과 혁신의 조화, 글로벌한 시각을 갖춘 장소성, 상업적 성공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창의성의 결합, 공동체에 대한 헌신, 물리적이면서도 문화적인 쇄신, 이것이 아마도 베네통 정신에 대한 가장 명확한 묘사일 것이다.’ 

베네통 그룹에서 보여주는 패션, 광고, 캠페인 등 갖가지 문화예술 활동은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궁극적으로 베네통이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알피오 포조니 Alfio Pozzoni, 스페셜 프로젝트 매니저

많은 사람들이 패션 기업이 어떻게 기업의 이윤과 관련 없는 활동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한마디로 답변하자면, 베네통은 항상 ‘패션 브랜드’ 보다 ‘창조적인 콘셉트’를 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이는 베네통의 DNA가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수단이며 베네통에게 커뮤니케이션이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베네통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항상 ‘가치’ 창출에 목표를 두고 있다. 초창기 베네통은 광고 예산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단지 베네통 제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닌 모두-젊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가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따라서 에이즈, 전쟁, 인종차별처럼 당시 미디어가 관심을 갖지 않는 화제의 이슈에 대해 말해 왔다. 이처럼 베네통은 국제적이고도 사회적인 논쟁 속에서 ‘목소리’가 되고자 했다.

 

------------------------------------------------------------------

 

*기사의 전문은 <지콜론> 3월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view

게시물이 없습니다

list write

Q & A

게시물이 없습니다

list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