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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③ 코믹스 레터링 - 박경식 -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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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③ 코믹스 레터링 - 박경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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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③ 코믹스 레터링 - 박경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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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의 묘미 ③ 코믹스 레터링 

 

지난 번 미국 만화(이하 코믹스) 제작과정에서 텍스트를 전담하는 레터링 작가의 주 업무인 말풍선 그리기와 텍스트 앉히기를 집중적으로 다뤘었다. 잘 그려진 그림 칸칸마다 전개되는 이야기는 텍스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결론과 함께 레터링 작가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봤다.


이번에도 역시 코믹스에 있어서 텍스트가 갖는 또 다른 업무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구체적으로 만화에서 필수불가결한 의성어 혹은 ‘효과음’이다. 역시 ‘본문’ 텍스트를 맡은 레터링 작가가 주로 이 두 업무를 맡게 되지만, 특히 의성어 같은 경우 그림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그림 작가에 의해 그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같은 의미로 연필과 잉크로 완성된 칸에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어울리는 ‘팍, 쾅, 우다다다다다’와 같은 효과음 역시 손글씨가 제격이다. 요즘에는 디지털 작업이 주는 매끄러운 완벽함에 대한 실증인지 반감인지 모르겠지만 손글씨, 소위 ‘캘리그래피’가 자주 보여진다. 마찬가지로 코믹스에서도 그런 유사한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는데, 90년대 말부터 손글씨로 위장한 조잡한 디지털 폰트가 만연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조금 더 정돈되어 그림 스타일에 어울릴 수 있는 의성어를 찾기 위한 노력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는 디지털 도구가 주는 시간과 비용 단축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러면서 손맛을 근접하게 재현해주는 절충점인 태블릿과 같은 도구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코믹스에 들어가는 폰트를 디자인하는 전문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많은 코믹스 타이틀들은 점점 단 한 방울의 잉크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모니터 상 디지털로 작업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마지막 결과물이 어차피 디지털로 출력되기 때문에 공정 하나를 건너 뛰는 이점도 있으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는 차원에서 갸우뚱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들도 있다.


슈퍼히어로 코믹스 장르 안에서 가장 유명한 의성어는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의 대표 캐릭터인 울버린의 ‘칼날 드러내는 소리’ 이다. 물론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쏘는 소리 그리고 엑스맨의 푸른악마 나이트크롤러가 순간이동할 때 내는 소리들이 마치 브랜드처럼 사용되지만, 이번 글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슈퍼히어로 울버린에 집중하고자 한다. 울버린의 데뷔는 1974년 <헐크>통산 180호이다. 마지막 장에 그것도 마지막 칸에 등장하는 반짝 데뷔인데 이어지는 181호에서 헐크와 정면대결을 펼칠 때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흥미로운 사실은 손등에서 튀어나오는 칼 소리는 이 데뷔 결투에 쓰여지지 않고, 다음 해인 1975년도 <자이언트 사이즈 엑스맨> 에서 첫 등장한다는 점이다. 악당을 마구 찔러대는 멋진 전투장면이 아닌 한 군인의 재킷과 넥타이를 찢는 다소 소박한(?) 장면이다. 이 효과음은 당시 그림 작업을 맡았던 데이브 카크럼이 즉흥적으로 별 생각 없이 넣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 다음 장면에 재킷과 넥타이를 찢어내는 효과음에 더 신경을 썼다고 하니 역사의 유물들이란 언제 어디에서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슈퍼히어로들의 소리는 ‘의성어’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뭔가를 모사하는 흉내음을 의미하는데, 이런 슈퍼히어로들의 효과음들은 기존에는 없던 것들이다. 즉, 가상의 소리들인데, 이를 흉내내는 게 아니라 지어낸다는 게 더 적절하다. 그래서인지 영화로 다시 재현할 때 음향효과팀이 애를 먹는다고 한다. 있지도 않는 초능력에 그럴듯한 음향효과를 가미하는 것이 현실성을 돋우거나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서 만들어낸다고 한다.

 

<자이언트 사이즈 엑스맨>의 울버린 칼날 효과음 첫 등장

 

‘우당탕탕, 쾅, 부지직’ 같은 소리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효과음들인 만큼 코믹스에서, 특히 슈퍼히어로 코믹스에서 효과음의 묘미는 액션신에 있다. 예전부터 현재까지 쓰여지고 있는 ‘Pow, Boom, Crack, Ratatatat’은 이미 미국 문화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벽을 뚫고 주먹질하는 전투 장면, 레이저 광선을 마구 쏘는 악당의 무기, 건물의 숲 속을 누비며 날아다니는 히어로들… 아마 이런 효과음들이 없었다면 밋밋한 그림들에 불과했을 것이다. 60년대 중반 미국 TV에 방영된 아담 웨스트 주연의 <배트맨>은 이 효과음 덕을 톡톡히 봤다. 배트맨은 자신의 필사적 무기인 이 효과음으로 악당들을 모두 쓰러뜨렸다. 이러한 장면들은 당시 사이키델릭 문화 풍조에 영향 받았는데, 당시 코믹스가 지니고 있었던 익살스러움을 코미디가 아닌 왠지 모를 ‘웃기는 분위기’(이러한 분위기를 영어로는 캠프라 칭한다)로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악당을 어떻게 제압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화면이 온통 총천연색 효과음으로 - 이를테면 ‘FWAP’이나 ‘BAMMM’, ‘KaPow’ 등 - 채워지더니 악당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요즘 프랭크 퀴틀리라는 영국 출신 그림작가가 효과음을 꽤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림 스타일이 워낙 특이하고 개성 있어서 국내에 꽤 알려진 슈퍼히어로 캐릭터 대부분을 그려본 경험이 있다. 엑스맨은 물론, 슈퍼맨, 그리고 가장 최근에 배트맨을 그려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림 스타일이 투박하다가도 스토리에 따라 크게 과장되어지기도 해 구도나 시각적 임팩트가 너무나도 참신하다. 거기에 들어가는 ‘효과음’들은 단지 그림 위에 얹히는 정도가 아니라 그림의 일부로 여겨질 만큼 정교하게 표현된다.

 

1966년 짧게 방영되었던 <배트맨> TV 프로그램 포스터

 

단연 미국 코믹스 의성어의 대가는 데이브 심이다. 그는 1977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300권이나 되는 독립 코믹스 대서사시 <세레부스>의 줄거리, 그림, 레터링 그리고 발행인까지 전담한 미국 만화 역사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독립적으로 출판된 이 코믹스는 27년이라는 최장 단일작가 기록 외에 책의 안팎으로 적지 않은 논란과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제작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뛰어난 그림과 줄거리의 전개가 <세레부스>의 진가라 할 수 있다. 모든 만화 기법을 적어도 한번씩 해보고 또 그런 기법을 모조리 깨어 부시겠다는 각오만큼, 페이지를 돌려 읽는다든지, 거울에 비추어 읽어야 한다든지, 또는 종교, 정치, 윤리처럼 만화에서 금기시되는 소재를 거침 없이 그리고 여과 없이 다루었다. 당연히 그런 와중에 효과음도 평범하지 않게 표현했을 것이다. 전투 장면뿐 아니라 - 물론 혈흔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리얼함은 물론 작가적 상상력까지 더해지지만 - 감정을 물씬 풍기는 효과음들이 정말 볼만하다. 커다란 홀에서 메아리치는 효과음, 대포를 쏘는 ‘쾅’ 같은 폭발음,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칼싸움 하는 장면을 순전히 효과음으로 표현하는 것 그리고 분노를 겨우 참아내는 주인공의 벌벌떠는 목소리 등 만화적 표현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예들이다. 불행하게도 필자에게 이 코믹스가 없어 예시를 보여주지 못하지만 독자들이 스스로 인터넷 검색해서 구경하기 바란다.

 

짐 스테란코 작 <닉 퓨어리와 SHIELD>

 

또 다른 작가는 짐 스테란코이다. 1960년대에 등단한 스테란코는 미국 만화에 크나큰 획을 그었다. 그는 만화 그림작가이기 전에 마술사, 곡예사, 로큰롤밴드 멤버, 광고대행사 디자이너로 일한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당시 유행했던(사이키델릭 문화의 영향으로) 초현실주의, 눈을 어지럽게 하는 착시현상 옵아트와 그래픽 디자인 요소를 슈퍼히어로 장르에 가미시켰다. 결과는 극적이고도 역동적인 레이아웃과 상상력을 초월하는 장면들을 만들어 내었다. 역시 효과음의 사용이 여기서 배제되지 않았다. 배제되기는 커녕 스케치 단계에서 이미 효과음의 위치를 잡을 정도로 중요한 시각적 요소로 여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랭크 밀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기사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그의 역작인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효과음의 사용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이는 짐 스테란코처럼 스케치 단계에서 이미 효과음의 위치를 염두에 둔 정도가 아니라 이야기 묘사의 중요한 요소로 쓰여지기도 한다.


이렇게 코믹스에서 효과음은 그림과 텍스트 중간에 존재하는 묘사적 장치이다. 소리를 표현하는 근본적인 역할도 있지만 그 이상의 쓰임이 있다. 지금은 대중문화의 커다란 맥락에서 만화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이러한 효과음들이 유행어로 쓰여지며 만화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한다.

 

 

박경식 박경식은 이 연재에 소개되는 자신을 디자이너가 아닌 디자인애호가라 칭한다. 5월, 홍대 앞 커피빈에 다다라 그가 한 말은 “재미없는 곳이에요”였다. 이유를 묻자, “홍대 앞이든 시청 앞이든 커피빈은 다 똑같아요” 란다. 그의 ‘재미’는 ‘Fun’이 아닌 그 공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무엇인가’다. 그는 늘 재미를 추구한다. 한번 웃고 마는 재미가 아닌 그곳이, 그것이, 그 사람이어서 느낄 수 있는 그것만의 ‘재미’. 그는 늘 새로운 기사를 스스로 기획하고 연재한다. 만화의 타이포그래피 역시 일반적인 시선 밖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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